전출처 : 릴케 현상 > 부활하는 네오콘의 대부 레오 스트라우스-강유원

부활하는 네오콘의 대부 레오 스트라우스

박성래(지음), <<부활하는 네오콘의 대부 레오 스트라우스>>, 김영사, 2005.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만 촘스키만 읽어서는 유에스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다. 그럼 하워드 진까지 읽으면 되는가? 그렇게 물으면 '공부안한다'는 소리 듣는다. 무당파적이라는 소리 듣더라도 골고루 읽는 게 좋다. 정책결정과는 무관한 사람들이야 편식을 해도 괜찮으나 외교 통상부장관쯤 되면 정말 골고루 읽어야만 한다. 안 그러면 저자가 지적하듯이 "한국 외교 통상부의 수장이, 난다긴다하는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미국의 국가안전보좌관이 쓰는 용어를 못 알아" 듣게 된다.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무식해서 그런거다. '못 알아들으면 좀 어때'해봐야 뒷심을 받쳐줄 국력이 없으니 이는 대화불능의 상황을 넘어 난감하기 그지없는 사태로 귀결되곤 한다. 이 책의 목적은 바로 이러한 소통불능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기본용어집을 제공하는 데 있다.

그에 덧붙여지는 이 책의 쓸모는 다음 몇가지이다.
첫째, 이 책은 유에스의 이른바 '스트라우스 교파'의 계보를 잘 정리하고 있다. 그의 '철학적 계보'는 그에게 영향을 끼친 사상 내용을, '주요 제자들'은 그가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데, 제공되는 설명은 이 책의 내용 전체를 요약하고 있을 정도이다.

둘째, 이 책은 스트라우스의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 실마리는 물론 "스트라우스의 직계 제자들로부터 스트라우스 정치철학 훈련을 받았으나 스트라우시언이 되기를 거부한, 일종의 내부고발자"라 할 수 있는 앤 노턴Ann Norton의 저작(Leo Strauss and the Politics of American Empire)이나 "20여년 동안 스트라우스와 그 제자들을 추적해온 캐나다의 여교수" 샤디아 드러리Shadia Drury의 언급("Saving America")에 힘입은 것이다.

셋째, 한국방송 탐사보도팀 기자로 일하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시청자가 알아듣기 쉽도록" 쓰여 있다. 중언부언이 많기는 하나 -- 그러다보니 불필요하게 두꺼워지고 값도 비싸졌다 -- 아주 상식적인 배경지식을 가진 이라도 끝까지 읽고나면 유에스 정치가 돌아가는 판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으나 플라톤의 <<국가론>>에 대한 비밀스러운 독해에 근거하여 무식한 대중은 그냥 그렇게 살게 내버려 두고 똑똑하고 잘난 엘리트가 지배해야 한다는 정치철학으로 무장한 스트라우시언들은 유에스의 정치를 망가뜨리고 있다. 다 읽은 뒤에는 보수진영 내부에서 뛰쳐나와 고발서(<<우익에 눈먼 미국>>(나무와숲)를 출간했던 데이비드 브룩의 말이 떠오른다: "급진적 보수주의자들[네오콘]은 보수주의 철학이 지닐 수 있는 모든 가치를 배반했다." 한국의 급진 보수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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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릴케 현상 > [퍼온글] 황매출판사를 찾아서

 황매출판사를 찾아서

 



황매출판사 가는 골목길


황매를 처음 알게 된 곳은 지금의 홍대근처의 서교동이 아니라 대학로 부근이었다.

보다 조용하고 비교적 출판사 분위기가 나는 이 곳은 몇 번의 이사끝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파란 잔디가 있는 정원도 있어 사람냄새가 정겨운 곳이다.

 



 

제대로 설명하려면 어떻게 출판사를 하게 됐는지부터 이야기해야 하는데… 원래 하려던 일은 출판사가 아니라 프로덕션이었습니다. 15년 정도 만화 스토리작가('늑대의 유혹'은 황매출판사의 첫 작품이었고, 정정란 대표가  만든 첫 책이었다. 정정란 대표는 1989년부터 만화 스토리작가로 활동해온 베테랑으로 '날아라 슈퍼보드'나 '불청객 시리즈' 등을 집필했지만 출판에는 문외한이었다.) 로 일한 경험이 있으니까 만화사업을 생각했죠. 그냥 만화책을 펴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직접 팔자는 구상이었어요. 유통마진을 없애면 작가들 몫을 더 챙겨줄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몇몇 만화가들을 찾아가 작품을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면 기존 만화출판사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당신의 대안은 무엇이냐, 인세는 얼마나 주느냐 따지기만 해서 사업이 지지부진했습니다. 귀여니 소설은 일찌감치 인터넷에서 읽고 만화로 만들 것을 약속한 상태였는데 사업이 구상대로 되지 않으니까 만화작업도 지연됐습니다. 귀여니가 상당히 실망했던 모양이에요. 어느 날 전화를 하는데 "어른들은 말만 꺼내놓고 아무런 결과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해요. 안되겠다 싶었죠. 저는 만화에만 관심이 있었고 소설은 다른 출판사를 찾아주겠다고 했거든요. 여러 출판사에 제안을 했죠. 재미있는 소설이 있으니까 검토해서 찍어달라고. 하지만 귀여니 소설을 보고는 한결같이 '이제 그이야기는 그만 하자'고 하는 겁니다. 어이가 없다는 것이죠. 아니면 만화책이 나온 다음에 소설을 내겠다는 곳도 있었죠. 이러다가는 귀여니가 어른들을 불신하게 될 것 같아서 그럼 만화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네 소설부터 내자고 했어요. 그래서 갑자기 출판사 등록을 했죠.

 

(황매라는 출판명에 대한 질문에 ) 다수확을 의미해요. 제 고향이 경남 합천인데 지리산 자락에 황매산이 있어요. 그런데 왜 매화산이 아니라 황매산이 됐냐면 매화나무가 너무 많아서 봄이 되면 산 전체가 하얗다고 해요. 꽃이 많이 피니 열매도 많이 열려서 보통 청매일 때 다 따는데 황매가 될 때까지 내버려 둘 정도였죠. ‘산 가득 꽃피니 열매 또한 많으리’라는 뜻이에요.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죠. 돈 많이 벌라고.

( 황매 정정란 대표 기획회의 인터뷰 기사중)

 

2002년 귀여니의 소설 '늑대의 유혹' 을 계기로 출판사를 시작한 황매. 이 소설로 우리나라의 인터넷 작가의 새로운 출판기획을 낳게 되었고 새로운 인터넷 문화와 청소년 소설(인터넷)이라는 뚜렷한 장르가 탄생하였다. 이후에 황매는 '체 게바라' 의 책들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 시선을 두며 짧은 시간에 빠른 성장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만화와 아동도서를 포함한 200여 종 가까운 책을 발간하는 중진 출판사이다.

 



약간은 낡아 삐걱대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는 돌계단과 그동안 내린 비때문에 제법 많이 자란 잔디와 나무가 반기 듯 우거져(?) 있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분홍색 자전거와 건물의 외등이 차분함이 담겨 있다.
 



투박한 옹기와 길게 자란 풀들이 시골의 정취가 베어져 나오는 착각을 일으킨다.

 



지난 4,5월쯤에 찍어 둔 황매의 정원

 



정원에 들어서면 보이는 황매출판사의 모습

(가정집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실제로 2층에는 대표의 개인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녀석(단비) 스타기질이 다분하다. 출판사에 들어서면 손님을 맞는 듯한 그윽한 표정으로 졸졸 따라다닌다 -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만 ^^: (카메라를 들면 어떻게 알고 자세까지 완벽하게 잡는다.)

 



하얀 외벽과 푸르름이 어울리는 황매출판사의 입구

 



왼쪽이 디자인실이고 오른쪽이 편집부와 총무부 (여기까지 안내하는 황매의 마스코트 단비 *^^*)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편집회의 모습
 




 황매의 열정 *^^*

 


정정란 대표의 집무실
(왼쪽의 연필화는 만화가 박재동 작가가 서류봉투에 즉석으로 그려준 대표의 그림이라고 한다)
 


잔디깍이와 정원
 



잔디에 심어져(?) 있는 목각 인형 풀벌레가 이렇게 인사를 하는 듯 *^^*
 



밖에서 바라 본 출판사의 모습
 



가끔 이렇게 정원에서 바베큐 파티를 한다고 한다. *^^* (맛있겠당~!)

 



정원에 놓여져 있는 물화분에 작은 연꽃과 처마 끝에 걸려 있는 모빌

 

단비 퍼레이드





이렇게 졸린 눈을 하고서도 따라다니며 포즈를 취해주고 있는 단비

이녀석 서당개 처럼 인텔리하다. 아마도 출판사에 있는 견중에서 꽤 분위기를 잡는 녀석인 듯 하다.

(말도 은근히 알아 듣는 것 같기도 하고 ^^:)

 



자세가 예술이다.(먼 산 쳐다보듯 알아서 시선처리까지 한다 ㅋㅋㅋ)
 



뽀샤시로 분위기 한 번 띄어본 단비 ^^:
 




 

 


 

 황매출판사의 도서목록

 



귀여니의 소설

 



 




 

호두나무 왼쪽길로 전 5권 (박흥용 글,그림)

스무 살 청년이 오토바이 한대로 전국을 돌며 세상과 만나는 여행만화.

유쾌한 전국 일주와 한 소년의 성장여행 사이를 거침없이 종횡하며, 지난 날 성장통으로 바다를 찾아야 했던 우리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한국일보에 1년 간 연재된 박흥용 작가의 만화를 단행본으로 펴냈으며, 본편 뒤에는 주인공 상복이의 여정에 등장하는 우리 땅의 여러 명소들에 대한 50페이지 분량의 여행 정보와 사진이 담겨 있다.

 



체 게바라의 책들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이현경 옮김)

이 작품은 할리우드식 기획소설과는 확실히 격을 달리한 채 풍부한 상상력과 방대한 인문학적인 지식을 담고 있다. 특히 단테의 <신곡>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한 지적인 추리력은 가히 이 작가가 에코를 뒤를 밟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역사적 실존 인물 단테가 탐정이 되어 등장하는 이 소설은 그가 그 시대의 엘리트들을 만나면서 살인사건의 단서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13세기 중세 이탈리아의 사회와 역사, 문학, 예술에 대한 각종 지식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묘미를 제공한다.

 

단테의 빛의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이현경 옮김)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에서 피렌체 행정위원으로서 첫 관문을 좌충우돌 통과한 단테. 그의 임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1300년 여름, 몰살된 선원들이 타고 있는 갤리선을 맞이한다. 이윽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과 의문의 순례자 행렬. 수많은 음모가 몰려드는 피렌체의 지옥같은 여름. 단테는 여전히 이 꽃의 도시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몸을 사리지 않는다. 아름다운 사랑시를 적어내려가던 시인이 아닌, 장엄한 '신곡'을 그려야 하는 작가의 숙명처럼 단테 앞에 벌어지는 중세의 비밀. 이 책은 그 진실의 빛을 찾아 나아가는 단테의 힘찬 여정의 끝에 역사와 진실에 대한 용감한 정의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빛의 살인' 가장 어두운 시절의 유럽 역사 속 진실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단테는 자신의 험난한 행정위원 임무를 마치고 드디어'신곡'을 쓰게 된다.

 



 

몇 번이라도 좋다 이 지독한 삶이여,다시 (도다 세이지 지음/김해용 옮김)

1999년부터 자신의 홈페이지에 만화 작품을 올린 일본 만화가 도다 세이지의 카툰집. 자폐, 연애, 이혼, 아이와의 관계, 사는 것, 죽는 것 등 현대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고 살아가는 불안과 고민, 사소한 위화감 같은 것들을 일상생활로부터 건져 올려 부드럽게 그려내고 있다.

 

들돼지를 퓨로듀스 (시라이와 겐 지음/양억관 옮김)

일본의 신세대 작가 시라이와 겐의 첫 장편소설. 반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지만 사실은 다정한 척 연기를 하고 있던 주인공이 징그럽다는 이야기를 듣는 뚱뚱한 남자 전학생을 인기인으로 만드는 내용으로, 2004년 제41회 문예상 수상작이다.

 



 

사랑하는 다나다군 (후지타니 오사무 지음/이은주 옮김)

사랑에 빠진 평범한 남자의 특별한 구애기. 첫눈에 반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을 획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꺽다리에 방향치인 어수룩한 주인공, '다나다 군'은 '파오'라는 애칭의 차로 드라이브하던 중 어떤 여성의 뒷모습을 보고,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듯 한눈에 반하고 만다. 호테이 호텔에서 그는 첫눈에 반한 여성인 마바 씨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 사랑을 획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정유리 옮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법한 청춘 시절의 일상과 고뇌를 생생하게 그린 소설. 좋아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사랑스러운 건지 괴롭히고 싶은 건지, 자신도 파악하지 못하는 나나가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하츠는 '발로 차주고 싶다'라고 표현한다. 타인과의 소통의 가능성을 부정하려 애쓰던 '하츠'의 고독한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껍질'은 얇게 쓸려나간다. 젊은 세대의 리얼리티를 그린 소녀의 숨 막힐 듯한 감각이, 마음 한 구석을 나이프처럼 찌르고 들어오는 성장 소설. 제130회 아쿠타가와상 공동 수상 작품이다.



 

인형 옷 마을로 오세요 (D 지음/이윤원 옮김)

만화와 소설의 형식이 결합된 '노블 코믹'을 선보이는 일본 작가 D[di:]의 대표작. 소설과 만화, 일러스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난하고 못생긴 사람들을 내세워 개인의 아픔을 사회적 화두로 이끌어내며,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일러스트를 제공하였다.

'귀여움'이 절대의 가치를 갖는 인형옷 마을에서 태어난 소년 도시. 귀엽게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형옷에 온몸을 감싼 채 자란 주인공은 급기야 디즈니랜드처럼 청결하고 즐겁기 만한 이 마을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희망의 땅인 '밖'에서 도시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친구인 마망으로부터 배신 당하고, 의문의 여인인 가쓰코를 만난다. 도시가 꿈꿨던 모든 것이 하나씩 하나씩 철저히 붕괴되어 가는데 부합하듯 마음의 어둠을 이용하는 붉은 집단 'G지구'의 그림자가 인형옷 마을로 소리 없이 다가선다.

 

플라터너스 나무 위의 줄리 (윈델린 드라닌 지음/이지선 옮김)

사랑에 눈뜨기 시작한 소녀와 소년의 미묘한 심리가 유쾌하게 그려진 청소년 도서. 중학교 2학년인 두 주인공의 같은 이야기를 서로 다른 시각으로 풀어냄으로써 첫사랑의 설레임을 독특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줄리는 첫 눈에 브라이스에게 반했고 브라이스는 7년이 지나서야 자신이 줄리에게 갖게 된 그 마음을 깨닫게 된다. 두 가족 구성원들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학교에서의 흥미진진한 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작가는 서로의 이웃에 사는 줄리와 브라이스 두 소년 소녀의 7년 간에 걸친 우정과 사랑을 독특한 구성으로 풀어낸다 

 



 

인재 (쉬옌 지음/김택규,유예진 옮김)

72명의 중국 역사 속 인물들이 제시하는 72가지 인재관리술

제갈공명부터 조조, 당태종에 이르기까지 그들만의 리더십 노하우. 이를테면 조조 같은 이는 간웅이라고 불린 만큼 자신의 수하들에 대한 관리를 잘했다. 하후돈이나 조인 등 무수히 많은 갈등 요인을 가지고 있는 부하들을 모두 자신에게 집중시킬 수 있었던 것은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할 정도로 지극했던 그 마음가짐에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간웅 조조의 인재관리술이다.
그런가 하면 원나라 때의 세조는 적재적소의 인재라고 생각하면 나이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기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승상으로 임명한 안동은 나이 18살 때 파격적으로 기용된 인물이었다. 이미 더 어린 나이 때부터 안동을 눈여겨보고 있던 세조가 18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승상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리라 판단해 많은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기용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발탁이 성공적이었음을 역사는 증명한다.

 

일상 속의 깨달음 (예셰 초드론 지음/이은희 옮김)

이 책은 불교의 전통과는 동떨어진 한 서양소녀가 어떤 과정을 통해 동양의, 그리고 불교의 정신적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그래서 얼핏 불교, 특히 티베트불교의 개론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총 4개의 장, <길을 찾아서> <기본적 가르침> <자비의 정신-보살의 길> <생활 속의 영적 전사>를 더듬어 가다보면 그녀가 생활을 하며, 또 그녀가 괴로움을 겪으며 느끼고 극복했던 모든 것들이 불교의 그 원리들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오아시스 (이쿠타 사요 지음/김난주 옮김)

집안일에 손을 뗀 엄마와 그런 엄마 때문에 독립도 못하는 언니와 함께 사는 21세의 프리터(정식 직장을 구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일본의 신세대를 일컫는 말) 이가라시 메이코의 일상을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게 묘사한 이 소설은, 주인공 이가라시 메이코가 아끼던 자전거를 잃어버리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무거운 쓰레기 같은 아무 일도 안 하고 집에만 처박혀 있는 엄마와의 일상이 늘 버겁다.'엄마의 패배 에너지'와 싸우며, 한편으로는 잃어버린 파란 자전거에 집착해'자전거 찾아 삼만리'를 펼치는 소녀의 우울할 법한 하루하루이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발랄한 글쓰기로 시종일관 입가에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코 ICO - 안개의 성 (미야베 미유키 지음/김현주 옮김)

게임 ICO는 플레이스테이션2 초기 밀리언셀러로, 미려한 그래픽과?감동적 스토리, 뛰어난 조작성과 몰입도를 자랑하는 비디오게임이다. ICO를 원작으로 한 소설은 2004년 여름 3년간의 연재 끝에 출간되어 일본에서 한달만에 30만부가 팔리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소설의 제목은<이코-안개의 성>.

태어날때부터 머리에 뿔이 난, 제물로 바쳐져야 하는 소년 이코는 신관의 호송으로 안개의 성에 끌려가게 된다. 끌려가기 전 이코는 친구 토토가 목숨을 걸고 구해온 '광휘의 서'의 증표를 가슴에 숨기고 있었다. 안개의 성에서 증표로 인해 제물로 봉인되지 않고 살아난 이코는 그곳에서 거대한 철새장에 갇힌 신비의 소녀 요르다를 구한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손을 잡고 함께 안개의 성을 탈출하는 두 사람. 그들의 앞을 막는 마물들과, 안개의 성주인인 마신의 후계자 여왕.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요르다의 과거, 요르다는 여왕의 딸이었으며 그녀를 구하려던 이방의 뿔달린 기사 오즈마는 이코의 선조였던 것이다. 하나의 살아있는 미로이자 요새로 변한 안개의 성에서 이코와 요르다의 신비한 탈출기가 벌어진다. 
 



 


스킵 SKIP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오유아 옮김)

쇼와 40년(1965년) 나, 이치노세 마리코는 열일곱 살, 지바현의 바닷가 마을에 사는 여고 2학년이다. 그해 9월, 호우로 인해 체육대회 후반이 중지된 저녁, 나는 우리 집 세 평짜리 방에서 혼자 레코드를 틀어놓고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사쿠라기 마리코, 마흔두 살이었다. 남편과 열일곱 살짜리 딸을 둔 고등학교 국어교사. 도대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외톨이. 그러나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마음이 몸을 걸어가도록 밀어준다. 고개를 들고 '나'를 살아간다.

<스킵>은 시간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말, 그 말의 구성체인 이야기에 대한 본질을 펼쳐내는 아주 독특하고 뜻깊은 소설이다. 그러면서도 장르문학(미스터리, SF)의 대가답게 읽는 즐거움을 결코 잃지 않게 만드는 작가의 내공이 돋보이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톰 행크스의 히트작으로 역시 시간을 거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빅>에서 주인공은 결국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여러 에피소드를 회상할 뿐이다. 하지만 <스킵>에서는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가지 않는다.

 

파일럿 피쉬 (오사키 요시오 지음/김해용 옮김)

월간 <발기>라는 포르노잡지의 편집장인 주인공 야마자키는 새벽, 자신의 집 거실 열대어들이 헤엄치는 투명한 수조 앞에서 19년 만에 걸려온 옛 애인 유키코의 전화를 받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단숨에 그녀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자신에게 놀라는 주인공.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전화를 계기로 야마자키는 잘 조성된 인공의 수조 같은 현재의 자신에게 담겨진 소중했던 사람들의 기억과 사랑, 그리고 상실에 관해 끊임없이 반추하게 된다. 젊은 날의 감정과 지난 현재의 기억을 되새기며 그는 19년 만에 옛 애인을 만나게 된다. 3년 간의 사귐, 19년 간의 공백, 그리고 잠시의 재회. 야마자키의 기억과 사랑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고 반응하는 수조 속 미생물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그를 살게 만들었고, 깨닫게 되었을때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 현존하는 기억 속 모두의 사랑이야기.

 

출처 : http://paper.cyworld.com/da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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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endo > 책 행세
블로그 ON - 이글루스의 소문난 글쟁이 17인의 신나는 블로그 라이프
이글루스 피플 17인 지음 / 더북컴퍼니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책에 있는 건 이글루스의 17인의 블로거들 - 잘은 모르지만 그 동네에서는 알아주는 사람들인가 보다 - 의 포스트들이다. 책에 이외의 내용이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고, 각 블로그의 포스트 중에서 재미있다 싶은 것을 몇 개씩 골라내 짜집은 모양이다. 인터넷에 떠있는 컨텐츠만을 모아 - 그것도 일관성 없이 - 책 한 권이 뚝딱 만들어지다니 편리한 세상이다. 이런 것도 블로그의 위력이라면 위력이지만, 이 책은 영 마땅찮다.

이 책을 요약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비수학적이고 간편한 방법이 있다. 이 포스트들의 주소를 적어놓는 것이다. 그러면 애초의 컨텐츠를 그대로, 그리고 더욱 활기찬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말하자면 shortcut, 혹은 바로가기랄까.

포스트의 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 세상에는 내가 이해못할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그런데 이런 식으로 엉성하게 책을 만드는 일에 대해서까지 입을 다물고 싶지는 않다. 애초에 책을 제대로 일람하지 않고 산 내 잘못이지만, 사실 이런 건 책이라고 하기 민망하다. 이런 책을 기획한 사람의 머리 속은 어떻게 생겼는지, 도대체 책을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참으로 궁금하다.

오랜만에 책 같지도 않은 것이 책 행세를 하는 꼴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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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v 2006-07-27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루스 찌질이들의 찌라시.
 
괴물
홍정훈 지음, 봉준호 / 홍익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이 땟깔 나는 비쥬얼을 보시라.

봉준호 감독이 물이 올랐다.감독이 관객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능수능란하게 영화를 조물락 조물락거린다.관객의 머리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고 예측 할 수 없을 정도로 관객을 처음부터 쪼인트로 한대 치고 코너로 팍 몰아넣는다.영화의 괴물은 베일에 쌓여있지 않고 영화 시작 15분도 안돼서 홀연히 한강 교각에 나타나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플란다스의 개>,<살인의 추억>이후 봉준호는 엄청 성장했고 계속 발전할 것이다.봉준호는 현재 진행형이다.

봉준호 사단이라는 송강호,배두나,박해일,변희봉의 현악 4중주가 스크린을 빠방하게 때린다.실제 괴물을 보지 못한 채 순수히 배우들만의 상상력이 빚은 연기는 발군이다.감독에 의하면 괴물 CG없이 오로지 배우들만의 연기만 따로 모아 DVD서플먼트에 실을 계획이란다.사실 이런 작업은 굉장히 힘든 과제다.감독의 주문과 싸인이 배우에게 녹아들어가고 배우와 감독의 손발이 척척맞아 들어맞기 위해서는 탄탄한 시나리오가 아니였으면 불가능한 영화였다.그래서 봉준호는 인터뷰에서 내가 '아' 하면 저기서 '어'하게 바로바로 튀어나올 수 있는 배우들을 쓴 것이다.

영화에서 괴물은 포르말린이라는 독극물의 먹고자라난 돌연변이체다.한가로운 한강 고수부지의 일상에 사람을 무자비로 공격하고 찬물을 확 끼얹는다.괴물은 매점 주인 강두의 딸 현서를 원효대교 북단으로 잡아가고 한강은 오염지역으로 선포돼 폴리스 라인으로 접근이 불가다.딸을 잃은 아버지의 슬픈 냄새가 진동해 강두를 성장시킨다.강두의 머릿속에는 딸을 구해내겠다는 일념 그거 하나로 괴물을 추적한다.<플란다스의 개>에서 강아지를 쫒고 <살인의 추억>에서는 미궁에 쌓인 연쇄살인자을 쫒고 <괴물>에서도 여전히 딸을 납치해간 괴물의 뒤를 쫒고 있다.

봉준호는 사회학과 출신답게 사회현상과 현실에 대해 관심이 많다.게다가 TV도 열심히 본다.포르말린이라는 독극물은 한때 <피디수첩>에서도 다뤄져 인근 주변 지역 주민들이 피해 사례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내 기억이 맞다면 포르말린을 무단으로 폐기시킨 곳은 통조림을 상업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였지 미군은 아니였던 걸로 기억한다.강두가 골뱅이 통조림을 까먹은 것도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이다.하지만 미군들이 토해놓은 오염원들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고 한국 땅을 업었다 뒤집었다 손바닥 뒤집듯 주무르고 있고 한국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로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괴물>을 반미로 보는 시선은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반미와 친미의 이분법을 넘어서 지금 한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대해서 딸을 잃은 강두의 가족들은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현실적으로 국가적 재난 상태에서 가족들은 영정이 길게 늘러뜨리고 카메라 플래쉬가 쉴 새 없이 주제 넘게 터뜨리는 곳에서 목 놓아 하염없이 우는 것 밖에는 달리 할 도리가 없다.KAL기 참사사고가 나고,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성수대교가 끊어지고,대구 지하철이 날라가고,태풍이 강타해서 집이 박살나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텅 빈 교실이나 마을회관에 임시로 모여 잠자리를 해야 할 사나운 팔자다.


국가에서 사회적 재난과 재앙 혹은 예기치 못했거나 미리 충분히 예측했던 사태가 벌어지면 대한민국의 윗대가리들이 하는 일이라곤 사태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분석해 일처리를 하기보다는 서로가 꽁무니 빼기 바쁘지 않은가?언론에서도 며칠 정도 집단적으로 확 끊어올랐다가 다른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관심밖으로 밀려나는 순환 패턴이지 않은가?솔직히 말해 지금 황우석이란 사기꾼은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궁금하지도 관심도 없지 않은가?

결국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는 없었고 그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도 조작으로 밝혀졌다.영화 <괴물>에서도 송강호가 위트있게 던지는 대사처럼 '노바이러스'다.괴물의 존재는 한국 사회가 부지불식간에 만들어 낸 괴물이었던 것이다.칸느에서 기립박수를 받고 봉준호가 내뱉은 말은 <괴물>은 한국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하는 영화라는 것이였다.그래서 <괴물>은 하수구에서 부패되서 썩은 내가 지독하게 풍기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애증이 교묘하게 결합된 영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다리위에서 자살하려는 중년이 마지막에 따라지들에게 뱉은 말 "끝까지 둔한 새끼들"그렇다.괴물의 움직임과 동태가 눈에 빤히 보이는 사람이 있듯이 끝까지 미련하고 둔하게 괴물을 키워 온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명장면은 거의 끝날 무렵 강두가 쇠파이프를 가지고 괴물과 1:1로 필사적으로 사투하는 장면이다.마치 <살인의 추억> 마지막에 박두만이 관객을 향해 시선을 쏘아부치듯이 쇠파이르를 괴물의 아가리에 집어쳐넣는 장면에서 괴물을 처참히 밟아 뭉갠 건 아버지 희봉도 4년제 대학을 나온 남일도 양궁선수 남주도 아니였다.우리가 보기에 그렇게 미련하고 둔하고 어리숙하게만 보이고 어리버리하고 덜 떨어진 듯 보였던 철부지 강두가 어느 새 괴물의 존재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진정으로 사태에 대해 가장 가까이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따라서 강두의 모습은 현재의 우리의 모습이자 괴물을 눈 부릅뜨고 마주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해가는 미래의 모습이다.이런 점에서 <살인의 추억>의 서태윤이 서양의 합리성을 한국에 이식했던 모델이라면 <괴물>의 강두는 괴물이란 존재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키어 온 둔한 아버지가 국가 권력으로부터 저항하는 모델로 진화한다.여기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가 굉장히 중요하다.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딸은 이미 괴물에 의해 납치됐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손은 다른 딸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처럼 영화 <괴물>은 대사 하나하나와 배우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감독은 괴생물체의 움직임도 생생하게 잘 포착했고 한강이라는 공간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했다.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에 쥐도록 긴장감있게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와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역작으로 한국 영화에 남을 것이다.단순한 괴수영화를 뛰어넘는 <괴물>의 봉준호는 시간이 켜켜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궁금해지고 기대가 되는 감독이다.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국 영화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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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8-1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뱅이통조림 장면이 그런 의미의 디테일이었군요. 공감되는 리뷰 잘 보고가요^^ 꾸욱..

Xoxov 2006-08-1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봉감독 인터뷰를 보니깐 실제로 2000년도 맥팔랜드가 독극물을 방류했다는 것을 모델로 만들었다는군요.근데 그보다 훨씬 전에 피디수첩에서도 통조심회사에서 포르말린을 방류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고발했죠.봉감독이 이것을 알았든 몰랐든 상관없이 그 외에도 식품의 부패를 막기 위해 포르말린을 첨가한 통조림 회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된 사례는 부지기수였죠.아마 그래서 괴물의 모습과 비슷하게 '골뱅이'가 들어간 듯 합니다.번데기는 좀 그렇죠?ㅋ
 



 

 저 가격이였으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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