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딸아이가 학교 숙제로 장자에 대해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윤리 시간에 세상에 초월한 사상가라고 가끔 배웠고, 아이들 어렸을 때 읽어주었던 동화 속 이야기가 장자에 나오는 내용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가, 딸아이가 조사해놓은 여러가지 내용들을 보면서 새삼 지금 꼭 필요한 사상가가 아닌가 하는 매력을 느꼈다.
그즘 강신주라는 철학자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그가 장자를 새롭게 해석했다고 했다. 그래서 우선 강신주의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을 구입했지만 다른 책들을 읽느라 읽지 못하고 있었고, 앵거스 찰스 그레이엄이라는 외국의 학자가 장자를 다시 재배열, 재편집한 <장자>를 썼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책도 궁금해졌다.
그러던 중 전호근의 <장자강의>가 가장 장자에 충실한 번역판이며,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해설서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우선 이 책부터 읽어서 기본을 알고 다른 책들로 넘어가야겠다 싶어 구입했다.
그리고 12월 독서목표를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루 한 장씩이라도 장자를 공부해야겠다고 세워보았다.
장자의 텍스트는 장자가 살았던 시대보다 후대에 기록된 것이 많기 때문에 어떤 것이 장자의 저술인지 꼭 집어 말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많은 학자들 간에 합의를 본 게 장자 자신의 저술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내편>, 즉 소요유에서 응제왕 편에 이르는 일곱 편이며 여기에 장자 사상의 핵심이 다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장자의 <내편>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다 읽는게 목표라고 한다.
원래 그대로의 텍스트를 다 읽는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첫장을 읽자마자 부질없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 책의 제목이 장자강의인만큼 원문을 해석하며 저자가 풀어 설명하는데 매순간 무릎을 칠 정도로 명쾌하고도 시원하다.
원래는 다 읽고나서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도저히 손가락이 꼼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기에 일단 이렇게 시작한다. 읽다가 좋은 구절이 나오면 공유하고 함께 생각해 보며 장자강의를 끝까지 읽으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