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에 우연히 마주친 두 남녀. 서너 번 우연히 마주치고 봄에 두 사람은 밀당을 한다. 여름에 본격적 데이트를 하면서 사랑이 깊어진다. 그리고 가을이 오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겨울에는 헤어진다. 시간의 흐름으로 배치를 했는데 연인이 만나고 헤어지는데 이유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배우의 꿈을 안고 라라랜드(헐리우드가 있는 곳을 이렇게 부른단다)에 입성한 여자는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수 많은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만 번번이 낙방. 배우로서 자신의 재능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터벅터벅 걸어갈 때 한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피아노 소리에 끌려 들어간다. 재즈 피아니스트인 남자는 인기없는 재즈를 연주해서 막 짤리던 참이다. 타이밍이 안 좋았고 남자는 여자가 눈에 들어올리 없지만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되고 더구나 자신의 음악을 아는 여자라니..호감도가 급상승한다.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막을 수 없다. 이미 남자친구가 있고 그 남자친구와 형과의 저녁 식사자리에서 나와 <이유없는 반항>을 같이 보기로한 남자한테 달려간다.

 

두 사람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서로의 꿈을 지지해주는 지원자가 된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가 엄마랑 통화하는 내용에서 오해를 한다. 안정된 수입이 없는 재즈 피아니스트라니, 안정된 수입을 위해 재즈를 버리고 유행음악을 하는 밴드에 들어간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했지만 여자가 원하는 것은 남자가 재즈 피아니스트로 남아 자신만을 클럽을 여는 꿈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오해로 연인은 헤어지고 여자는 자비로 모노드라마를 공연했는데 좌절감만 느낀다. 결국 가을에 그들은 헤어지지만 남자는 여자를 캐스팅하는 오디션 전화를 받고 여자의 고향으로 찾아간다. 여자가 흘려말했던 사소한 정보, 집 앞에 도서관이 있다는 말로 그녀의 집을 찾아내는 정성과 오디션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여자를 끌어내 꿈을 찾아준다. 그리고 그들은 행복했다, 하면 진부한 영화일 것이다.

 

영화는 5년 후 겨울로 시간을 이동한다.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딸을 가진 엄마가 되어 있고, 커리어도 쌓아 제법 이름있는 배우가 되었다. 라라랜드에 돌아온 여자와 재즈 피아니스트의 뜻밖의 재회. 남자는 자신만의 클럽을 열고 여자와 함께 설계했던 꿈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처음 만났던 날의 곡을 남자가 연주하는 동안 영화는 라라랜드로 잠시 돌아간다. 환상이 펼쳐지고 두 사람이 결혼했더라면 하는 장면을 비디오 촬영화면으로, 마치 실제인 양 보여준다. 연주가 끝나면 상상도 끝이 난다. 두 사람은 시선을 마주치고 서로의 삶에 응원의 미소를 지으며 헤어지는 영화. 나는 연인이 헤에지는 영화가 왜 이렇게 좋은지-.-

 

2.

<위플래시> 감독의 영화여서 그닥 안 좋아하는 장르인 로맨스 영화라도 봤는데 이 감독은 내 정서랑은 안 맞는 연출법을 구사하신다. 영화가 몹시 과잉으로 넘치는 느낌이다. 재즈 음악 자체만으로도 감각은 깨어나고 충분히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데 이 감독은 음악을 카메라 움직임의 현란함을 더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연주자를 담을 때 쓸데없이 줌인 줌아웃을 빈번하게 사용해서 초조하게 만든다. 카메라 앵글을 고정시키면 뭔가 불안한 것처럼 위45도 아래에서 45도 이런 식으로 계속 움직여서 아주 산만하다. 그래서 오히려 음악이 자꾸 카메라 움직임에 묻히는 경향이 있다. <위플래시>에서도 드럼 연주장면을 아주 스펙터클하게 묘사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스펙터클하다 못해 경박한 느낌도 든다.

 

또 하나, 뮤지컬 장르고 색감이 원색적인데 이렇게 눈과 귀를 피로하게 만드는 연출법이라니. 사실 두 사람의 이야기의 감정선이 이런 효과들에 의해서 다 파묻히는 느낌도 있다. 초반에는 그래서 엄청 집중 안되고 지루하기까지 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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