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보고 읽은 후 안 끄적이기 시작하니까, 계속 안 끄적이게 되는자연스러운 현상 발생. 거미줄을 좀 걷어내보자.
"친밀함이 뭔지 모르는 구두쇠 부자 늙은이" VS 가진 것 없어서 당장 내일의 끼니를 걱정해야하지만 사랑이 뭔지 아는 패기 넘치는 청년의 맞짱 뜨기 쯤? 노인이 이런 말을 한다. 장부가 아니라 다른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고. 노인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평생 장부만을 읽은 노인이 하인이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신의 위치에 도전한다. 신은 만물을 창조했고 인간의 행동까지도 통제한다. 떠도는 소문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노인의 야심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것.
가난한 청년과 나이든 여성에게 돈을 주면서 자신이 짠 이야기대로 하룻밤 사랑을 할 것을 제안한다. 두 사람이 제안을 받아들일 때는 노인의 힘, 즉 돈이 지닌 권력이 작용하지만 두 사람이 직접 만난 후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 청년과 여자는 진짜 사랑에 빠진다. 단 하루일지라도. 두 사람이 욕정에 불타는 밤을 보낼거라고 가정한 노인은 다음날 아침 처참한 말을 듣는다. 소문이 진실이 되었으니 청년에게 이제 배를 타고 다니면서 소문을 내라고 말하지만 청년은, 절대로 말하지 않고 혼자만 그 사실을 간직하겠다고, 하고 가버린다. 청년의 멘탈 갑일세. 인간의 마음은 신도 통제할 수 없고 돈도 통제할 수 없고. 오직 인간 고유의 것이니.....과연 그럴까, 싶지만 믿어보기로.
덧. 노인이 두 사람이 한 방에 들어가 있을 때, 청년에 대한 시기심을 드러내는 말이 있다. "너희는 밤에 잘 때 무릎도 안 아프고" 이 지나가는 말에 공감지수 급상승. 후배 왈, 원래 나이들면 엉뚱한 곳에서 감동받는다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