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마당 Vol.3 2015.Spring
언니네 마당 편집부 엮음 / 언니네마당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20대에는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없었다는, 편집장. 어쩌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른다. 20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황금기이다. 비극은 황금기라는 걸 20대가 지나서가 알게 되는 거고. 20대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다. 서른, 마흔을 넘으면 자신의 삶이 비루해보이기 시작하고 다른 이들은 어떤 다른 삶을 사나, 하는 궁금증이 든다. 주류잡지에는 육아, 미용, 웰빙 먹거리, 이벤트성 휴가 이야기고 일상에서 벗어나 멀리 있는 이들의 이야기들이 아득하게 쓰여있다. 인생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저기서 말하지만 실제로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인생의 엑스트라로 태어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점을 지양하고 평범한 언니들한테 주인공이라고 일깨워주는 책이다. 한 면만 보고 살아왔는데 잊고 있던 내면을 마주하게 하는 일에 주력하는 기획의도에 힘껏 응원하고 싶다.

 

계간지로 호마다 주제를 가지고 수다를 풀어놓는데 봄호는 "처음이야"라는 주제로 물건에 관한 기억부터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학부형이 되는 여러 경험에 대한 수다로 이어진다. 처음이란 주제로 풀 수 있는 여러 가지 타인의 경험을 통해 내 경험을 소환하는 소소한 즐거움.  여러 분야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사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 누구나 삶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이 녹아있다. 고민하는  주체는 곧 삶의 주인공 탓이란 시선을 찾아주려 노력하는 잡지로 오래오래 살아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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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21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5-03-21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
단어 하나가 주는 감성, 의 힘이 이렇게 컸나 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어요.
지나치게 일상적인 단어라 지나쳤던 언니들! 의 이야기를 기대해봅니다.

넙치 언니의 싱그러운 이야기도 실려있으신 듯 ...음..참 좋네요.. 언니 ^^

2015-03-21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03-2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다 소개하시니, 나중에 기회되면 한 번 읽어볼게요, 이 책은 계간지인가봐요, 제호 옆에 봄 호 라는 것을 보았거든요, 넙치님, 즐거운 주말되세요^^

넙치 2015-03-24 17:40   좋아요 1 | URL
네, 다른 잡지들하고는 좀 달라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