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티풀 - Biutifu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는 무거워서 일단 심호흡을 하고 봐야한다. 한 현상에 대해 누구나 상반된 견해를 가질 수 있다. 이냐리투 감독의 통찰력은 부질없는 희망을 품기보다는 비극적 상황에서도 일상을 버티는 실존적 자세로 나타난다. 아름다움은 섣부른 낙천주의가 아니라 회의적 실존에 있다고 믿는 사람같다. 

이 영화는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바르셀로나, 하면 이방인은 대부분 우디 앨런의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낡은 건물들이 만드는 골목과 가우디가 주름 잡는 람블라스 가 언저리에서 사랑에 대해 고민해야하는 도시 분위기. 이냐리투 감독은 우디 앨런의 바르셀로나와는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를 담는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저런 일이, 할 정도로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불법 이주 노동자들의 처참한 근무환경과 죽음 속에서 욱스발(하비에르 바르뎀)은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주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해서 집세를 내고 아이들에게 먹일 빵을 산다. 도시만 두 얼굴을 가진 게 아니라 사람도 두 얼굴을 가졌다. 욱스발은 이주 노동자들 브로커지만 자신의 아이들한테는 책임감을 다 하는 가장이다. 암이 온 몸에 퍼져 죽어가는 중에도 죽음의 두려움 보다는 보호자 없이 남겨질 아이들의 암울한 미래를 더 걱정한다. 욱스발이 처한 상황은 불법 이주 노동자들 처지보다 나은 게 없다. 죽어가면서 아이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건 일 년치 집세를 미리 마련해 놓는 일이다. 그것도 이주 노동자들의 목숨으로 얻었다. 사는 건 뷰티풀하지 않다. 비우티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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