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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폭발 - 타락
스티브 테일러 지음, 우태영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가 타락The Fall이다. 인간은 언제부터 타락하기 시작했는지 인류학적 관점에서 탐구한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기원 전 인간은 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살았던 낙원처럼 불안이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었다고 한다. 수렵채취시절 소유 개념이 없었으므로 축적에 대한 욕구도 없었다. 모든 불안의 근원은 인간이 정착하면서 농사를 짓기시작하면서로 본다. 정착 사회의 긍정적 요소가 물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착 공동체는 소유와 탐욕의 개념을 탄생시켰고 과학과 기술 발달은 우주와 개인의 단절감을 주어서 근원적 고독감을 갖게 되었다. 타락의 시작이고 불행의 시작이다. 유일신 종교 역시 이런 배경에 힘 입어 태어났고 육체에 대한 자유로움도 박탈당했다고 본다.
소유 개념이야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왔지만 근원적 고독감에 관한 부분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문명이 덜 침투한 토착인들이나 인디언들은 아직도 우주와 모든 만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고독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가끔 영화에서 보면 인디언들이 모두를 형제라 부르는 게 일리있는 장면이다. 역사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물질계는 풍요로워지고 개인의 개념 등장으로 정신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만물에 영혼이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면 좀 덜 외로울까, 하는 생각이 막.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저자가 탐구한 타락 이전의 낙원에서 사는 사람들은 까마득한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사용한 자료들은 기원 후 철학자들의 말이나 주장이 많다. 그럼 기원 후는 타락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니 타락의 정도가 다를 뿐 언제나 인간은 타락 상태가 아닌가?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