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 Early Summ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범한 식사 풍경으로 영화는 시작하고 영화가 계속 되면서도 별 특별한 사건은 없다. 한 집에 삼대가 살면서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는다. 노부부, 결혼 한 아들 부부와 손자,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딸. 이야기의 큰 틀은 딸, 노리코의 결혼에 대한 세대 간의 입장 차이를 보여준다. 이제 더 바랄 게 없다는 노부부의 쓸쓸한 얼굴, 여동생의 결혼 추진을 하나의 일처럼 추진하는 오빠, 그리고 친자매 이상으로 살가운 사이 시누이와 올케. 

노리코가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가족들은 각기 다른 세계관이 드러나지만 모두 한결같이 노리코의 행복을 걱정한다. 내가 흥미롭게 본 건 노리코의 결혼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노리코가 마음을 주고 결혼하기로 작정한 사람과 둘이 마음을 주고 받는 장면은 전혀없다. 두 사람의 사랑이나 애정보다는 주변 식구들의 걱정과 기쁨으로 노리코의 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50년대 시대 상황이 한 번 보고 결혼하던 시절이라도 영화에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건 낯설다. 적어도 영화에서는 당시의 상황이 어떻든 결혼 당사자 사이게 애틋한 눈빛이라도 교환하게 하지 않나. 뭐 이런 것도 영화가 제시해 온 틀에 사고가 지배당해 그럴테지만 결혼 이야기를 두고 두 사람의 심리가 아니라 식구들의 심리로 가족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도 있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다. 

덧. 왜 제목이 맥추인가, 영어 제목은 초여름인데, 찾아봤더니 맥추는 보리를 추수하는 음력 4월이란다. 보리 추수도 가을에 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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