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모노레일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처럼 모노레일 게임을 만든 모노가 게임처럼 유럽을 랜덤하게 돌게 되는 로드 픽션인데 참 독특하다. 나른하면서도 역동적이다. 인물들은 내성적이고 비주류고 혼자 있기를 즐기지만 사건은 자잘한 사건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일어나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실제로 별 일 없는 거 같은데....이런 플롯을 짜는 건 소설 시작 전 페이지에 그려 놓은 낙서(?)처럼 쉬웠을 거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볼교란 종교에 대한 조사가 치밀하게 이루어져야하는 수고스러움이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중혁의 소설 속 인물들은 참 사람을 잘 믿는다. 이 소설은 여행하면서 필연적으로 사람을 만날 수 밖에 없다. 낯선 사람을 한 번보고 믿어버리는 인물들이 유난히 낯설었는데 생각해보면 <좀비들>에서도 비슷했다. 주인공은 GPS 지도측정을 하는 직업이라 낯선 곳을 혼자 지나다니다 낯선 도시에 정착을 한다. 그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유사가족처럼 지낸다. 이 소설도 모노의 행동 반경에 따라 만나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낙천적이고 선하고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처럼 느껴지는다는 묘사가 글귀가 나온다. 난 겁이 많아 낯선 사람을 처음에 무조건 경계하는 편이라 이들이 통성명 후 보이는 친밀감이 몹시 부러우면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삐딱한 시선으로 보게 된다.   

이 소설의 모노나 모노의 절친이라고 할 수 있는 고우창과 고우창의 가족을 빼면 모두 낯선 사람과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누군가를, 혹은 어떤 대상을 더 나아가 신의 존재까지도 믿고 안 믿는 건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이다. 고우창과 고우인 남매의 아버지 고갑수가 사이비 종교 볼교에 빠져 고갑수를 쫓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사이비 종교는 낯선 곳으로 인물을 모이게 하는 추로 작용한다. 묘하게 <좀비들>과 비슷한데 왜 인물들은 익숙한 곳에서는 가깝게 느끼지 못할까. 의지할 사람이 서로 말고는 없다는 물리적 상태가 필요한 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