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활 - War of the Arrow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가 전반부에 박진감있고 후반부에 처지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사람의 기억력에 한계까 있어서 재밌는 초반부보다 지루한 후반을 비난하기 쉽다. 반대로 전반부가 늘어지고 후반부가 재밌으면 한 시간 정도 하품하며 앉아있던 걸 모두 잊고 웃으면서 극장을 나온다. 이 영화는 지루한 한 시간 이십분 쯤을 버티다보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아쉬움까지도 끌어내는 묘한 영화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재밌기 시작하는 지점은 추격전이 벌어지면서다. 추격전은 기시감을 심하게 준다. 서부영화에서 많이 봤던 추격 대형과 비슷하다. 추격당하는 한 사람과 추격하는 무리가 있다. 추격당하는 일인은 추격자들을 매복해서 볼 수 있지만 추격하는 이들은 늘 한 박자씩 늦는다. 서부영화에서 추격당하는 일인이 살아 남은 이유는 산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하고 다가오는 이들을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런 익숙한 패턴에 무기가 총이 아닌 활이라는 것만 다르다. 활의 위력이 실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활은 총 보다도 훨씬 근사한 무기였다.  

화살이 시위를 벗어난 후 화살의 속도감과 돌진하는 소리, 그리고 과녁에 맞았을 때 나는 켱쾌한 소리는 음향을 뛰어넘어 고유한 리듬을 가진 음악같다. 미국 서부가 황량한 산이라 시원하고 매복자와 함께 추격하는 이들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면 이 영화는 한국지형을 추격 당하는 이와 함께 누벼야한다. 눈 앞은 쭉쭉 뻗은 나무와 골짜기들이다. 추격전을 벌이는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 나무와 바위틈들을 함께 봐야하기에 답답하면서도 쫙 펼쳐진 시야가 주는 긴장감과는 또 다른 긴장감이 있다. 추격하는 이들이 달릴 때 머리가 보였다가 사라져서 공격의 시점이나 사건이 벌어질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다. 서부 영화에서는 상대가 조준 거리에 다가왔을 때 총의 방아쇠를 당기지만 활은 나무 사이로 목덜미가 드러나면 시위를 당기고 화살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날아간다. 활을 당기기 전에 화살촉이 클로즈업 될 때는 총을 쏠 때 목표물을 사정권 두고 방아쇠 당길 타이밍을 찾는 것처럼 숨을 죽이고 있게 된다.  

인질들을 밧줄을 공중에서 빙빙돌려 사람 목에 걸어 죽인다. 서부 영화에서 말이나 동물을 잡을 때 카우보이들이 쓰는 방법을 연상시키는데,고증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민간인을 죽이는 아주 잔인한 방법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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