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 Re-encount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 자체는 잘 만들었다. 미성년 연인이 만나 사랑을 하고 아이를 갖고 그 아이를 잃고 성인이 되었다. 기성세대의 눈에나 판단력이 없어보이지만 진짜 그럴까? 기성세대는 두 사람이 아이 때문에 앞으로 날개를 펼치지 못할까봐 걱정한다. 기성세대는 두 사람을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보호대상자로 설정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 가이드라인이 과연 두 사람에게 옳은가, 라는 주제로 풀어나가는 영화다.  

두 사람 모두 깊은 정신적 외상을 입었다. 한수는 그 나이 또래에 해야할 일을 거부했고 혜화는 잃어버린 아이 대신 유기견들한테 애정을 쏟는다. 상처는 덮으면 곪고 곪으면 터진다. 터지는 과정은 치유를 위한 과정이고 한수와 혜화는 6년 후 상처를 터트리고 각자의 방법으로 치유한다.  

난 말이 말은 영화는 대체로 싫다. 영화란 뭐니뭐니해도 이미지로 말하는 장르다.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는 아주 훌륭하다. 자질구레한 설명보다는 인물들의 사소한 행동이나 장면으로 처리한다. 구태의연한 장면도 별로 없다. 그러나 신선한 장면도 별로 없다. 교과적이고 생각을 많이한 영화로 너무 무겁다.  

독립영화들은 보고나면 가끔 가슴이 답답하다. 앞이 안 보고이고 유머가 없다. 물론 이건 내 취향이긴하지만 왜 독립영화는 진지하고 무거워야하나. 단조로운 현실을 피해 극장에 가는데 현실과 닮은 진지한 영화를 보면 이제 진이 빠진다. 잘 만든 영화와 설렘을 주는 영화가 꼭 일치하는진 않는다. 내게 설렘을 주지 않는 영화는 잘 만든 영화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