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린든 - Barry Lynd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레드몬드 배리한 한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인이 배리 린든이 되는 이야기다. 즉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생이다.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약간의 재능과 열정을 가졌지만 지혜와 통찰력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사나..뭐, 이런 시대극이다. 한편으로는 지혜와 통찰력 따위와 본래 친하지 않다면 배리 린든처럼 내키는대로 한 세상 살다보면 어떤 최후를 맞이하든 후회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까뮈도 "인생은 연소할 대상"이라 하시지 않았는가. 

배리 린든의 질곡있는 삶에 연민을 느끼는 건 힘들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스타일인데 인물이 위기에 처한 순간에도 음악을 사용해서 경쾌하게 만들어버린다. 후회나 회한 따위는 현실에서나 느끼고 영화 속에서는 즐겨봐, 하는 거 같다. 혹독한 장면에서도 귀를 잡아당기는 달콤한 음악으로 혹독한 장면에 너그러운 마음을 품을 수 있게 한다. 큐브릭 감독의 장점이면서도 단점이다. 볼 때는 즐겁지만 영화를 본 후, 이미지들이 보여준 가벼움이 현실에는 없는 걸 발견하고는 먼저 안도하고 조금씩 곱씹으면 왠지 속은 기분이 든다.

이 영화는 자연광과 촛불만을 사용한 영화로 유명한데 정말 꼭 극장에서 봐야할 비주얼이 영화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대부>처럼 기술이 발달하다보면 언제가 스크린으로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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