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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결혼(외) ㅣ 범우희곡선 31
페데리코 가르시아로르카 지음, 정선옥 옮김 / 범우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카를로스 사우라의 아름다운 영화 <피의 결혼식>을 보고 로르카의 원작이 급궁금해졌다. 짧은 희곡인데 격정적이다. 간결하고 대사가 시적이다. 사랑의 격정을 이처럼 짧고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언어의 세계란 역시 매력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너를 잊고자 했기에
네 집과 내 집 사이에
돌담을 쌓았건만,
그렇지. 너 기억나지 않니?
멀리서 너를 봤을 때
내 눈에 모래를 뿌렸지.
하지만 말을 타면
말은 네 집으로 가곤했지
은색 핀들로
내 피는 검은 빛으로 변했고
꿈이 나를 잡풀로 된
살로 가득 채우네.
나는 잘못이 없네.
잘못은 대지에 있고
네 가슴과 머리에서 나는
그 향기에 있네."
이미 아내가 있는 남자가 한 여인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을 말하는 대목이다. 보고싶다, 니 생각만 난다란 말을 안 사용하고 그리움이 얼마나 깊은지 말하는 게 바로 문학이란 이름이다. 카를로스 사우라의 영화나 다시 한 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