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디 에어 - Up In The Ai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이 별로 안 좋아서 안 봤던 영화인데 억울하다. 조지 클루니의 간지만 부각시킨 평들이 많은데 그게 다가 아니다. 일년 중 322일을 비행기와 호텔에서 보내는 남자가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는 게 건조한 호텔방, 비행기 기다리면서 이용하는 라운지, 저렴한 스시 부페다. 내 침대, 배게,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아니다.  

1천만 마일적립해서 비행기 안에 이름을 새기는 게 목표고 비록 해고를 통보하는 일을 하지만 그들의 푸념과 독설을 들어야 도리라고 믿는 남자, 라이언. 친구나 가족, 아는 사람은 배낭 속 짐처럼 무겁기만하다고 강연을 하면서도 동생 부부 사진을 캐리어 속에 끌고 다니면서 곳곳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부탁받은 대로 한다. 사람보다 호텔 빈 방을 더 편안하게 느끼고 마일리지 적립되지 않는 곳에서는 한 푼도 안 쓰는 미국적 인간유형이지만 잠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거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만 돌아다니고 집이라는 곳에 자신의 물건과 사랑하는 사람의 물건을 풀어놓고 지내기로 마음을 바꿔 먹어본다. 그러나 운명은 계속 비행기나 타고 호텔방을 전전하라고 한다. 두 발을 딛고 서고 싶어하는 그녀는 이미 두 발을 다른 곳에 딛고 있으면서 그는 일상의 탈출구라고 말한다. 보고 싶으면 찾아오지 말고 전화하라고 말한다. 남자는 다시 원래의 쳇바퀴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이미 전과 같을 수 없다.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만 아마도 비극이 시작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삶이 가치있고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의심해보지 않는 사람에게 다른 삶이 있다고 말해준다. 그렇지만 너는 그런 삶을 살 수 없다고 말해주고 사라진다면 남은 사람은 똑같은 삶을 살아도 전처럼 자신의 삶을 대하기 힘들다. 비극은 이렇게 자각에서 생긴다. 익숙한 일상에서 거리를 두기를 하는 게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행복하려면 미몽에 그냥 빠져있는 것도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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