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끝 - At the End of Daybreak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 전에 한국 독립영화 <양 한 마리 양 두마리>를 봤다. 굉장히 정직한 영화로 안톤 체홉 <세자매>의 대사를 모티브로 극을 이끌어가는데 연극적 경향이 강했다. 연극을 그냥 카메라로 담은 거 같았다. 영화적 메시지가 꽤 좋은데도 영화가 이러면 안 되지..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다음에 바로 이 영화를 보면서 그렇지 이게 영화지, 했다.  

같은 독립영화라도(두 영화를 연속 봐서 아무래도 비교를 하게 된다) 영화가 연극과 다른점은 영화 언어다. 카메라 움직임이 주는 긴장감이나 효과, 각종 쇼트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연극과 구별된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황철민 감독보다는 확실히 영화언어에 능하다.  

여자친구를 죽이고 터벅터벅 나타나는 장면을 예로 들면, 카메라는 나무 위에 위치해있다. 아무도 없는 잔디 위로 발이 느릿느릿 나타나고 반대편에서 친구들의 머리가 나타난다. 남자가 카메라 안으로 다 들어왔을 때, 친구들은 뛰어서 카메라를 빠져나가고 다시 남자는 혼자 남는다. 이 장면은 그 어떤 대사보다도 남자의 처참한 심경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런 수려한 장면이 있긴하지만 영화는 대책없이 어둡다. 왜 사람을 다 죽이는거냐. 오프닝에서 쥐를 생포(?)해서 뜨거운 물을 부어서 죽인다. 엔딩도 죽음으로 끝난다. 새벽의 끝이 아니라 밤의 계속이다.-.-;  

덧. 말레이시아 영화인데 처음에는 태국말인 거 같았고 조금 지나니 중국말 같기도 하다. 말레이어가 이렇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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