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 Truck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어제 OCN에서 봤다. 앞부분 좀 놓쳤지만 극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아무 지장없고 마지막을 놓쳤다. 밤에 혼자보다 상황종료된 시점에서 무언가 다시 일어날 거 같아 무서워서 전원을 꺼버렸다.-_-; 한 편의 영화를 온전히 다 보지 않고 무언가를 끄적이는 태도, 별로 좋지않지만 꽤 괜찮라 몇 마디 끄적이고 싶다. 한국영화는 이제는 일정한 궤도에 확실히 올라있는 거 같다.

이 영화는 미덕이 많은 영화다. 스릴러란 장르적 특성과 트럭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로드무비의 예측 불가능한 특징을 잘 활용하고 있다.

헐리우드가 범인을 나중에 밝히는 수법을 써서 관객이 함께 추론해가게 유도한다. 할리우드식 스릴러를 즐기는 이들은, 그래서 자신들의 논리적 추론 능력이 좋아서 두뇌게임을 할 정도로 머리가 좋다는 착각을 한다. 할리우드의 서사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단순한 사실도 디테일로 승부를 걸어 여러 가지 반전 장치를 숨겨놓는 계산이 필요한데 이 계산을 잘 하는 게 할리우드 스릴러다. 할리우드 시스템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반면에 한국 스릴러는 범인을 초반에 알려주고 출발한다. 관객은 이미 범인을 알고 있고 극중 인물만 모를 때 빚어지는 감정이입을 초반부에서 사용한다. 범인이 밝혀진 후에는 범인의 행동반경이 만들어내는 공포에 방점을 둔다. 이런 도식은 자칫하면 김빠지기 쉬운데 이 영화는 끝까지 극적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운전석과 조수석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유해진의 불안한 표정과 진구의 능청스런 연기는 백미다. 진구는 주는 것 없이 정이 안 가는 비호감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비호감 지수가 좀 내려갔다.ㅋ  

달리는 트럭이니 배경이 당연히 도로다. 여기에 비가 오는 밤거리는 으슥하고 트럭 옆에서 바퀴와 같은 위치에서 카메라는 움직인다. 그러니까 현실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장면을 본다. 카메라의 눈을 통해 우리는 바퀴가 돼서 도로를 응시한다. 코너를 돌 때 비스듬한 속도감은 지루할 수 있는 대화씬을 도와주는 훌륭한 미장센이다.   

이런 오락 영화를 보고 철학 운운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오락 영화가 어떤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지가 오락 영화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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