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 - The Co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누리고 많은 걸 소유하는 데도 왜 더 탐욕스러워지기만 하는가? 타자에 대한 배려란 말을 외치면서도 왜 배려하지 않는가? 이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자발적으로 탐욕을 덜려고 하지 않는 한 모순은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이 영화는 바다보호협회에서 돌고래 산업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 돌고래를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동참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든다.  

타이지란 일본 마을은 돌고래 수족관이 있고 전세계 수족관에 살아있는 돌고래와 돌고래 고기를 공급하는 곳이다. 일년에 2만3천마리의 돌고래가 포획된다고 하니 돌고래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럼 돌고래는 왜 인기가 있게 되었나. 물론 미디어의 힘이다. 60년대<플리퍼>라는 미국 인기드라마 때문이다. (96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돌고래와 인간의 우정을 다룬 드라마로 사람들은 돌고래를 친숙하게 여기고 돌고래를 좋아하게 되었다. 비극은 시작된다. 사람들은 환상을 현실에서 체함하기 위해 돌고래 쇼를 관람한다. 전세계에 있는 많은 수족관들이 돌고래가 가져다주는 수익성을 놓칠 리 없다. 돌고래가 필요한 수는 급증했고 사람들은 기꺼이 환상을 현실화하는 데 돈을 지불했고 지금도 기꺼이 지불한다.   

세계 최초의 돌고래 조련사(플리퍼에 출연한)는 10년 간 인기를 누렸고 매년 새 포르쉐를 샀다. 다행히도 그는 돌고래의 고통을 알아차렸다. 돌고래는 지능만 높은 게 아니다. 한 때 조련사였던 그가 말하는 돌고래의 정서적 면은 인간과 같다. 돌고래가 하루에 65km를 이동하는 활동적 동물인데 밀폐된 수족관 갇히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인데 수족관 정화펌프의 초음파가 청각이 예민한 돌고래한테는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극도의 스트레스다. 심지어 돌고래는 자살도 할 수 있단다! 그는 돌고래의 죽음을 보고 돌고래 놓아주기 운동을 30년 째 하고 있다. 물론 불법이다. 체포당하고 풀려나고를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이 젊은 날 한 일에 대한 반성으로 돌고래 해방을 위해 살고 있다.  그의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지만 희망적이지도 않다. 그가 풀어줄 수 있는 고래의 수는 세발의 피니까.

왜 일본은 돌고래 산업을 이어가고 있는가. 첫째, 수익성이고 둘째는 민족주의다. 일본은 돌고래 뿐 아니라 포경산업 대국인데 포경산업에 많은 세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서구국가들이 이래라저래하 하는 데 대한 일종의 보이코트다. 제국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집단 이기심이다.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www.takepart.com/thecove에 참여하라는 자막이 뜬다. 영화를 보고 무언가 행동을 한다는 건 고무적이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원의 글을 남기고 후원금을 내는 것 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우리 모두 돌고래 쇼를 보러가지 않는 거다. 돌고래 쇼 수입이 감소하면 수족관은 돌고래 쇼를 취소할 것이고 수족관은 당연히 고래를 타이지에서 돌고래를 사지 않을 것이다. 타이지 어부들은 돌고래 학살을 해 봤자 골치아픈 시체만 될 뿐이니 흥이 나지않으니 그만 둘 것이다. 우리의 실질적 작은 실천만이 돌고래 학살의 연쇄고리를 붕괴할 수 있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피로 물든 타이지 만을 보고 분노를 느끼지만 돌고래 쇼를 보는 쾌락은 포기할 수 없다. 탐욕은 탐욕이고 분노는 분노다.  이 영화를 보고 더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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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9-11-0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보고 왔는데요, 돌고래 쇼를 안볼수 있죠. 뭐 그걸 포기 못할건 없죠. 안보면 죽는 것도 아니고. 사실..본 적도 없습니다만.ㅋ 이건 그냥 하는 말이구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해 봤습니다. 울산에 고래생태체험관인가 만들어서 며칠전에 바로 그 타이지에서 고래를 사왔더군요. 고래의 수입경로 등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라도 할 생각입니다. 항의서한도 보내야겠죠.

넙치 2009-11-10 12:57   좋아요 0 | URL
저는 항의서한보다도 고래의 수입경로를 일반인이 알고 우리가 고래생태체험관을 이용하지 않는 게 더 빠른 해결책이라고 여깁니다. 찾는 이 없는 체험관이 살아남을 이유가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