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음반에는 말이 필요없으며 리뷰는 더더욱 필요없다, 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조이 디비전의 음반은, 자판을 두드리고 싶게 만든다. 모던 락하고는 깊이가 다르다. 모던 락이 대체로 기분을 업시켜 주는 효과가 있는데 조이 디비전의 곡들을 듣고 있노라면 끝없는 심연으로 끌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전체적 사운드와 이따금씩 두드러지는 드럼과 기타소리, 그리고 이안 커티스의 목소리....빠른 비트 속에서 공명하는 우울은, 시월 볕의 밝기와 바람 세기와 묘하게 어울린다. 요즘..우울하다.

2. 

조이 디비전을 알게 된 건 <컨트롤>이란 영화를 통해서였다. 이안 커티스의 일대기를 담은 흑백영화다. 음악영화라는 게 다른 요소들이 후져도 음악 하나만으로 일단 기본 점수는 깔고 들어간다. 이 영화 역시 완성도가 뛰어나진 않지만 이안 커티스의 매력과 조이 디비전의 음악에 대한 찬사를 끌어내기에는 충분하다.   

 

3.  

재킷 표지를 한참 들여다봤다. 짐 자무쉬의 <천국보다 낯선>을 비디오 클립같기도 하고 트뤼포의 <쥘 앤 짐> 장면 같기도 하다. 아래쪽 여분이 많고(눈처럼 보이기도 한다) 위쪽에 피사체를 오밀조밀하게 몰아넣은 구도, 나도 한 번 따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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