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없는 산 - Treeless Mountai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엄마와 헤어진 두 자매의 필살기다. 만사 의욕없이 알코올 중독자 고모는, 잔소리쟁이에다 걸핏하면 밥도 안 챙겨준다. 자매는 커다란 돼지저금통이 다 차면 엄마가 온다는 말에 열심히 돼지저금통을 채우느라 고모의 무관심도 상관없다. 저금통이 다 차도 엄마는 소식이 없고 고모는 자매를 짐스러워해서 외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맡긴다. 지방도시에서 시골로 환경이 바뀌어도 자매는 놀라울 정도로 적응한다. 자매는 엄마의 부재를 어렴풋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살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감정에 기대어 눈물을 강요하는 방법 대신, 감독은 감정을 최소화해서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가까이서 들여다본다. 아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된 환경을 알아차리고 적응해간다. 오백원 짜리 동전과 십원 짜리 동전의 가치를 질이 아니라 양으로 판단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게 한다. 아이들은 불안과 걱정 속에서도 할머니의 구멍난 신발 값으로 선뜻 돼지저금통을 내놓을 정도로 의리있게 커 갈거라고 희망을 준다.

영화가 스크린 밖에서 더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는 현실을 돌아보고 의문을 갖게 할 때다. 이 영화에서 자매 역할을 한 두 아이가 보건복지부에서 실행하는 아동자립프로젝트 기금 모금에 도움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희망적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분노가 일어난다.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급식비 예산을 줄여 영어몰입 교육에 쓴다는 신문기사를 얼마 전에 읽었다. 영화 속 자매 같은 처지의 아이들은 점심을 굶게 하고 세금은 왜 쓸데 없는 데 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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