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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 Closer to Heav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박진표 감독이 만든 전작들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에서 보여준 시선에 동의를 하기 쉽지 않다. 같은 소재로 이렇게 만들었으면 깔끔했을텐데..하는 생각을 불러온다. 서사에 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테일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건 철철 넘치는 휴머니즘이다. 뻔한 줄 알면서도 눈물을 줄줄 흘리게 하는 소질이 있다.
<내 사랑 내 곁에>도 큰 기대 없이, 그러나 김명민이 나온다니 궁금했다. 언제 극장에 갈 수 있나 조바심치다 오늘 보고왔다. 늦은 시간이라 동네 극장은, 여전히 커플들 천지고 혼자 이런 멜러물을 보는 게 좀 청승맞게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혼자놀기 달인인 내가 이런 시선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낼 수는 없지 마음을 고쳐먹었지만 끝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민망했다. 코끝은 빨갛고 눈은 충혈되고.
이 영화 역시 좋은 소재, 좋은 배우로 박진표식 영화로 만들었다. 감정의 절제없고 주인공들은 동화 속에 사는 거 같아 지나치게 발랄하고 눈물은 계속 뽑아주시고. 영화 초반부에 하지원과 김명민의 닭살행각은 지루하고 공감이입 절대 안됐다.-.- 박진표 감독은 닭살 행각을 참 좋아하는 거 같다. 백종우가 입원하면서 지루함이 조금 덜어졌다. 6인실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각기 다른 상황은 생기없는 영화에 활기였다. 뇌사 상태의 환자들과 그 보호자의 애타고도 힘든 상황을 어찌 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저 가늠하는 척 할 뿐이지. 김명민의 연기야 신들린 것처럼 최고지만 덜 빛나는 역을 하는 거 같아 안타깝다. 사실, 시나리오가 별로지만. <무방비 도시>도 많은 걸 쿨하게 말하려다 실패한 시나리오여서 김명민이 파닥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