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와 그 적들 I - 개정판 현대사상의 모험 16
칼 포퍼 지음, 이한구 옮김 / 민음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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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정판인데 주가 책의 절반을 차지한다.  꼼꼼하게 읽으려면 꼭 필요하겠지만 교양서적으로 본문과 같은 두께가 주는 장점은 거의 없다.-.-;; 

2. 플라톤은 어마어마한 철학자임에 틀림없다. 미학이나 문학에서도 거론되고 역사철학이나 정치철학에서도 거론되니. 이 책이 칼 포퍼가 밝혔듯이, 역사철학 내지는 정치철학이니 당연히 플라톤의 이론 중 역사관이나 정치관을 삐딱하게 보는 데 재밌다.  플라톤의 역사관 내지는 정치관 요약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플라톤을 섭렵한 거 같은 착각이 든다. -.-

3. 플라톤이 살았던 시기를 고려하면-노예제도가 있었고, 노예의 인권은 무시되는 게 당연한 시대였다-플라톤의 오류는 넘어갈 수 있다. 역사란 게 과거를 추적하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현재성을 찾아내 적용하고자 하는 인간의 가상한 노력이다.  

4. 에코가 언급했듯이 첨단 문명으로 무장한 현대 속에 중세는 여전히 존재한다. 신이 지배하는 암흑 사회의 알레고리인데 이 신이란 게 현대에서는 무수하다. 유일신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신의 위치랑 치환할 수 있다. 기술사회에서 기술이나 과학이 절대적 믿음을 받고 소비사회에서는 지름신이 계신다. 어떤 신이든 신이란 존재는 인간에게는 버거운 데 왜 인간은 신을 만들었을까?  신은 본래 자비롭지 않다. 자비를 강조하는 건 인간의 몫이었고 신은 벌도 많이 주고 희생도 강요한다. 그래도 우리는 신의 섭리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난 신의 섭리를 때로는 믿지만 인간의 의지를 더 믿는 편이다. 인간의 의지가 작동할 때 신이 정해 논 운명이란 것이 작동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운명이 작용하려면 인간 의지가 필요조건쯤 되겠다.

6. 쓸데 없는데도 가고 있는데 책으로 돌아오면 문제는 탐욕이라고 포퍼는 지적한다. 탐욕이 신을 만들었고 운명을 믿게 했다. 뭐 이런 엉뚱한 결론이... 

7. 역사는 정말 발전하고 있는 걸까? 어쩌면.... 노예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서 현대에도 여전히 노예와 치환할 수 있는 소수자와 약자들이 존재하지만 적어도 소수자에 대한 의식을 하고 있다. 아니 의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난 전에는 과두정치를 강하게 믿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믿음을 다 털어내지는 못했다. 포퍼의 글을 읽으면서 조금은 이런 믿음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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