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 Hea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마이클 만 감독의 <콜래트럴>은 완소 영화 중 한 편이다. L.A.가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지만 대도시로 욕망도 강하고 화려해서 사람이 모이는 만큼 이면의 이야기가 있는 곳처럼 다가온다. 서울처럼. 영화 속에서 본 엘에이는 미국 대도시 중 서울과 가장 닮아 있다. <콜래트럴> 한 편으로 마이클 만 감독 스타일을 엄청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본 영화를 따져보니 본 게 없더라.  

<퍼블릭 에너미> 보기 전에 예습쯤.. 

1. 로버트 드 니로를 한 번도 멋지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 데 이 영화에서..오...멋지다. 살찌기 전이고 너무 젊지도 않은 게 우수에 차고 진지한 캐릭터다. 강도도 직업관이 있어 직업에 충실할 뿐이라니... 알 파치노가 힘이 넘치는 캐릭터라면 로버트 드 니로는 차분하고 용의주도하며 허무주의자다.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청혼할 때, 그는 말한다. 당신 없으면 어딜 가든 의미없다고! 비중이 큰 신은 아니지만 로버트 드 니로의 심리상태를 잘 드러내주는 말이다.  

2. 도입부에서 은행 강도를 시작한다. 그리고는 별 사건이 없이 인물들을 묘사한다. 중반부에 또 다시 은행을 털고 반쯤만 성공한다. 보통 할리우드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만 마이클 만은 이 사건 후 다시 한 시간을 인물의 심리 묘사에 할애한다.  

3. 강도의 삶이건 형사의 삶이건 한 인간으로서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늘 살인사건을 다루고 시체들,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삶은 엉망이다. 강도의 과거가 어땠는지 모르지만 가구도 없는 창만 널따란 집, 30초 안에 버릴 수 없는 건 소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삶이 썩 따뜻해보이진 않는다. 마음을 움직이는 건 이런 디테일이다.  

4. 게다가 음악이 아주 서정적이다. 느와르에 충실하겠다는 듯, 밤 신을 많이 사용해주시는 데 밤은 모든 감성이 살아 때로는 과장되기도 하는 때다. 감독은 이런 영화적 소품들을 한껏 사용한다. 이런 비극적 감상주의가, 나는 참 좋다.  

5. <퍼블릭 에너미> 보기 전에 <인사이더>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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