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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 Pink Floyd The Wa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미지와 문자의 관계가 부적절한 관계여서 문자가 이미지 고유의 힘을 분산시킨다. 반면에 이미지와 음악의 관계는 샐러드와 드레싱처럼 그 맛을 완성시키고 잊지 못하게 한다. 음악은 이미지를 더욱 의미있고 정서적으로 밀착시켜 받아들이게 이끈다.
그 유명한 <더 월>을 어제서야 보았다. 명작은 정말 시대성을 초월한 보편성을 지닌다. 20년도 더 지난 영화적 기법들은 지금봐도 세련됐다.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앨범에 들어있는 각 곡의 가사를 대사로 내러티브를 창조하고 이미지를 사용한다. 의식과 무의식을 표현하는 데 수 많은 인서트 컷들과 애니매이션 장면들은 혼동과 고독을 극대화한다. 반전, 반교육을 말하지만 결국 자신도 독재자가 되어버리는 흔들리는 의식을 이미지화 한다.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겪을 법한 갈등이다. 우리는 대체로 타협해서 의식의 흐름을 몸을 맡기지만 로저 워터스처럼 예민한 영혼의 소유자는 의식과 무의식이 벌이는 격렬한 싸움을 결국 이겨내지 못한다.
위대한 예술은 상처받기 쉬운 영혼을 가진 사람의 사투고 우리는 그 처절한 사투를 보며 즐거움을 얻는다. 예술소비는 잔인할 수 있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가 자신이 생산한 물건을 다시 사는 소비행위 만큼 예술 소비는 모순적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