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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평점 :
블로그를 기웃거리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은 무슨 책을 읽나 궁금해서다. 서경식 선생의 책은 아직 한 권도 안 읽었지만 서경식 선생은 무슨 책에 대해 적었을까 궁금해서 읽었다. 또 사적 독서기록이 앞으로 서경식 선생이 쓴 책과 인연도 점칠 수 있다. 행간에서 드러나는 깊은 사려심은 다른 책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대부분 일본작가들의 작품과 인용구여서 그 미묘한 속뜻까지 알아채는 게 불가능하지만 크게 선생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이 책은 아주 사적인 기록인데도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굴곡 심한 한국의 현대사를 살아 온 가족의 이야기는 소년의 눈물이자 우리의 눈물샘이다. 60,70년대 한국사는 인내심을 갖고 읽어야한다. 겪지 않고 읽는 한국사는 세계사의 한쪽처럼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기를 산 소년의 경험은 훨씬 설득력이 있다. 물론 이 책은 역사책은 아니지만 소년이 성장하면서 접한 책의 범위나 깊이는, 생활이나 가치관과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한다. 글은 영혼을 드러낸다고, 나는 믿는다. 서경식 선생의 문장에서 본 영혼의 결은 부드러워서 자꾸 다가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