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Sisters on the roa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공효진과 신민아란 두 이름만으로도 영화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공효진의 촌스러운 이미지와 내지르는 듯한 발성. 신민아의 산뜻함. 신민아는 이 영화에서 배우의 깊이감을 보이기 시작한다. 극의 구성이 어떻든 두 배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영화적 완성도도 좋다.  

어머니가 같고 아버지가 다른 두 자매. 자매의 취향은 참 다르다. 서글서글해서 3초만에 다른 사람들과 쉽게 술잔을 교환할 수 있는 명주. 까칠하고 냄새에 민감하고 내 영역과 타인의 영역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명은. 명은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 두 사람이 함께 보낸 1박2일. 사람이 가까워진다는 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아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단점을 아는 게 아닐까. 단점을 알고 싫지만 껴안는 과정을 통해 끈끈한 정이 생긴다. 혈연이 바로 그렇다. 성인이 된 자매는 서먹하기만 하다. 생선장수 싱글맘인 언니와 광고일을 하는 동생은 서로 마음에 안 들지만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의 단점을 받아들인다. 가족을 선택할 수 있었더라면 가족 구성원으로 서로를 선택하기를 망설였을 것이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어떻든 부모와 형제는 정해진 거고 결국은 화해할 수 밖에 없는 게 한국사회 정서다. 영화는 이 틀을 안에서 자매애와 가족애를 말한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지만 두 사람의 기억 조각은 각각 다르다. 1박2일간 함께 여행을 하면서 퍼즐 조각은 하나의 그림으로 서서히 맞춰진다. 기억 조각은 고통일 수 있지만 하나의 큰 그림으로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다른 의미를 갖는다. 가족은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을 수 있다고. 자매의 여행은 값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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