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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속의 외침 - 2판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8월
평점 :
<허삼관 매혈기>, <인생>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첫 장편이라서 그런지 조금 무겁다. 앞의 두 작품은 해학적이어서 낄낄거리면서 눈물을 찔끔거리며 읽었다. 그리고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인생은 살아 볼만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각각의 꼭지가 단편처럼 다가와서 허삼관과 인생의 뿌리를 가늠케한다. 삶의 깊은 질곡을 담은 각각의 이야기들이 기억이라는 장치를 통해 모아진다. 절망적인 상황이어서 희망을 품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절망의 문을 열게 하지는 않는다. 위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구비구비 꼬인 인생의 행로도 그대로 걷는다. 걷다보면 비도 만나고 폭풍도 만나지만 또 볕이 날 때도 있다. 이 모든 여정이 끝날 무렵 기억을 통해 들여다보면 모두 가랑비처럼 마음에 스며있는 걸 발견한다, 고 말한다.
세월이 흐르면 삶은 변하지 않아도 삶에 대한 자세는 변한다. 위화의 첫 장편에서 얻은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