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와 혁명 - 혁명적 예술가 3
존 몰리뉴 지음, 정병선 옮김 / 책갈피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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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렘브란트의 그림에 관한 미학적 분석이 아니라 렘브란트가 살았던 17세기 네덜란드 역사책이다. 이 책을 집어들면서 본래 의도는 렘브란트의 그림을 알려고 했지만 17세기 자본주의가 번창했던 네덜란드 역사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다. 단 도판이 생뚱맞다. (내 생각에) 출판사에서 글 속에 나오는 그림들을 무작위로 실은 것 같다. 저자가 생뚱맞게 도판을 실었을 것 같지는 않다.

역사를 통해 서구인들이 강하게 보여주는 연대감의 뿌리가 늘 궁금했었는데 요한 호이징가의 말에서 작은 뿌리 하나를 건졌다. "네덜란드 민중의 단결은 그들의 부르주아적 성격에서 기원하는 것이다.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우리 네덜란드인은 모두 부르주아이다....삶에 대한 부르주아적 관념을 모든 계급, 모든 사회집단이 공유하고 있다....자신의 일이 방해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부르주아적 기질이 우리의 선조들로 하여금 에스파냐에 대항해 봉기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호이징가가 지칭하고 있는 부르주아는, 자본의 유뮤에 기초한 게 아니라 집단적 이익에 기초한다. 이 책의 저자 존 몰로뉴는 네덜란드 민족주의는 혁명의 결과고 혁명은 계급에 기초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가 혁명에 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17세기 네덜란드는 참으로 역동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계급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물론 아니지만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이전에 자본주의 형태가 어땠는지 스케치해 볼 수 있다.

렘브란트의 생애에 관해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그러니까 추측된 것이라는 것. 재능있고 야심있던 한 젊은이가 사치스러워서 파산했다는 줄거리인데 개인적 생활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단다. 정황으로 파악해 일대기를 구성한 글이 실제처럼 돌아다니는 우리시대는 조금 무섭기도 하다.

저자는 렘브란트의 작품을 두고 이데올로기에 갇히거나 보편적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렘브란트의 양면성 즉, 부르주아로서의 측면과 반부르주아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지면의 한계 때문인지 설득적이기 보다는 '보편적' 시각처럼 여겨진다. 그림에 대한 주관적 견해가 지나치게 두드러지는 것도 약간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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