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주의의 역사 - 빼앗긴 들에 서다
강만길 엮음 / 역사비평사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생각했던것과는 달리 논문 모음집이다. 아, 인터넷 서점의 불편함. 논문들이라 랜덤하게 읽었다. 내가 경제, 사회사에 대해 글을 쓸것도 아니니까 그냥 가볍게 읽었다. 사실 가벼운 책이 전혀아니지만. -.-

지배와 착취 구조에 대해 저 멀리 일본 식민시대와 개항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책을 읽다보면 아는 만큼 절망적이 된다. 후기 산업사회, 또는 소비 사회라고 불리는 현재의 지배와 착취 구조가 그 계보를 갖고 있다니 말이다. 게다가 아주 고착화된. 지나치게 물신주의에 우위를 두어 어떤 방법으로든 경제적 부를 이루거나 스타성을 갖고 있다면 영웅시하는 사회 풍조에 아주 멀미가 난다.

2월 작업실을 얻었다는 말에 세 사람의 반응을 보면, ㅇ은 글 쓰려면 다들 작업실 얻더라, 잘 했네. ㅁ은 그럼 이제 글 쓰는거야?ㅈ은 그럼 이제 당선되는거야? 상금 받으면 나 여행보내주는거지?

세 사람의 반응은 각기 다른 가치관을 보여준다. 나는 ㅈ에게 적잖게 실망을 느꼈고, 전형적인 파시즘형 인간을 그간 어떻게 사귈 수 있었을까, 궁금하다. 내게도 물론 ㅈ의 모습이 숨어있다는 걸 인정하지만 그 모습이 내 전부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이런 멀미 때문에 내가 제도권에서 부적응자로 살기로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끔 옳다고 믿는 내 가치관이 정말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지 흔들릴 때가 있다. 사람을 안만나고 살 수는 없으므로 내 삶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나는 강해지지 못하고 자꾸 움츠러든다.

쓰다보니 책 내용이 빠진 리뷰가 되었고나. 아무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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