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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ㅣ 까치글방 133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카가 책 전반에 걸쳐 주장하는 바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일 것이다. 이 말은 과거의 존재는 현재와 관계에서 가치있고, 현재는 과거의 영향 아래 이루어진 것을 의마흔 것이리라. 과거와 현재의 함수 관계는 비단 역사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살아가는 진리라고 말하고 싶다.
어제의 내가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고, 오늘의 내가 있기에 과거의 내가 있다. 말 장난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한 개인은 뫼비우스의 띠같은 시간 속을 유영한다. 과거에 집착하고 현재보다 좋은 점만을 보는 사람은 향수에 젖어 시간을 소모할 것이고, 과거에서 일어난 일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며 객관성(카는 객관성을 불가능함을 인식하는 일이라고 한다)이루어 더 나은 현재란 시간을 설계할 것이다.
진보란, 카도 말했듯이, 현재에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추상적이다. 그러라 까뮈를 떠올려보자. 손을 놓고 입으로만 진보인지 아닌지 말하는 게 추상이다. 따라서 판단은 미래에게 맡겨두고 오늘, 과거의 일을 취사선택하여 인식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대화할 수 있는 진정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사실 새로운 말은 하나도 없다. 워낙 알려진 책이기도 하고, 이미 이 책이 쓰여진 이래로 여러가지 역사관이 나왔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핵심적 사상은 역사가에게 뿐 아니라 모든 생활인에게 지침이 될만하다. 그리고, 현재 내 상황. 남의나라 80년대를 정리하면서 머리를 드는 혼란스러움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중요한 건 취사선택해서 통찰력을 갖고 인식하는 것. 언제쯤 난 통찰력 있는 인식을 하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까?.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