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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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 즈음에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 (젊은 작가의 짧은 소설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몇 권 읽었었다. (선화, 개인적 기억, 재인재욱재훈 등) 그 때 나와서 제목은 알고 있었는데 읽진 않았던 <구의 증명>이, 요즈음 역주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회사 근처 동네 책방에서 발견하여 개정판을 사게 되었다.

단숨에 읽을만큼 짧은 소설이지만 세 번쯤 끊어 읽었다. 단순 요약하면 매우 엽기적. ‘담‘이 사랑하는 ‘구‘가 죽었고, ‘담‘은 죽은 ‘구‘를 먹었다.

나는 이제 이 이야기를 지독한 사랑이야기로만 읽지 못한다. 어린 ‘구‘가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돈을 버느라 전전긍긍 살아내다 결국은 맞아죽게 된 근원이 부모의 빚이라는 점. ‘담‘이 부모의 손이 아닌 할아버지, 이모 손에 크고 사별하여 혼자되면서 ‘구‘에 집착하여 살게 되는 점. 이런 것들이 다 ‘자본‘ 즉 ‘돈‘이라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청춘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죽음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 개인의 불행이라고만 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라고 읽힌다.

마지막을 덮으며 너무 슬퍼서, 이건 소설이고 상상일 뿐이라고 되뇌여 본다. 이 소설이 왜 역주행 하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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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구가 담에게 하는 마지막 말)

이승에서 너를 사랑했던 기억, 그 기억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니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네가 나를 기억하며 오래도록 살아주기를. 그렇게 오래오래 너를 지켜볼 수 있기를. 살고 살다 늙어버린 몸을 더는 견디지 못해 결국 너마저 죽는 날, 그렇게 되는 날, 그제야 우리 같이 기대해보자. 너와 내가 혼으로든 다른 몸으로든 다시 만나길. 네가 바라고 내가 바라듯, 네가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은 후에, 그때에야 우리 같이.

#구의증명
#최진영
#은행나무노벨라시리즈
#무슨책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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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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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스타 #책방비엥 에서 이제는 절판될 예정인 #올드걸의시집 의 절절한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소개글이 좋아서 바로 주문을 넣었고 예쁘게 포장한 책이 도착했는데, 받자마자 흠뻑빠져 밤새 읽었던 기억이 있다. 육아하는 여성으로서 시를 통해 삶을 견디고 노력하는 그녀의 글이 너무너무 좋았다. 작가와 내가 비슷한 나이로 함께 시절을 통과하고 있지 않나 짐작했다. 찾아보니 그 때가 2016년이었네...

이후 은유 의 팬이 되어 그녀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응원했다. 글쓰기 선생님이자 르뽀 작가, 그리고 에세이스트로 꾸준히 출간을 하며 이번에 낸 책은 #해방의밤 이다.

이번 책은 책 소개를 편지글 형식으로 쓴 글이다. 소개한 책 중 내가 읽었던 책이 몇 권은 있어서 반가웠다. 그에 더해 그녀의 관점을 통과해 인용된 많은 책들을 다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니다. 그냥 그녀의 소개만으로도 갈급은 면했으니 조급하게 따라 읽지는 않기로 했다.

작가와 내가 글을 통해 함께 나이들고 공감의 지점이 느껴지는 책이 나는 참 좋다. 은유는 내가 발견한 그런 작가이다. 내일은 오랫만에 그녀를 #스페인책방 에서 만나려고 한다. 몇 년에 한번 책이 나올 때나 마주할 수 있는 그녀이지만, 갱년기 극복에 대한 수다를 언제든 떨 수 있는 친구같은 사람이다. 설레임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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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은 책과 사람에 대한 오래된 믿음의 기록이다. 책으로 삶을 해석하고, 삶으로 책을 반박하며 덩어리진 생각에 질서와 문장을 부여했다. 읽는 사람은 답을 구하는 사람이다. 나를 자유롭게 해준 말들, 아픈 데를 콕 짚어주어 막힌 곳을 뚫어주는 신통한 말들, 기어코 바깥을 보게 만드는 문장들, ‘더 이상 그렇게 살 필요 없어‘ 같은 위대한 말들. 혼자만 알고 있으면 반칙인 말들을 널리 내보낸다. 해방의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 [프롤로그]에서

#해방의밤
#은유
#올드걸의시집
#무슨책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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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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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유망한 형이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자 ‘뉴요커‘에 입사했던 동생이 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회사를 포기하고 ‘메트(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기로 한다. 우선 이 결정 자체가 매우 센세이션하다. 촉망받는 회사를 포기? 미술관 경비원? 근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고, 그 선택에 마음을 포갤 수 있다.

예술작품과 넘쳐나는 시간이 주는 위로라니... 대부분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자기치유의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젊은 패트릭은 현명하게도 그런 10년을 선택한다. 작품이, 시간이, 동료가, 식구들이! 패트릭을 힘내게 해 주었고, 다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이었다면 이런 선택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쉽지 않았을 거다. 안그래도 경쟁이 심한 이 사회에서 ‘젊어 고생은‘ 당연한거다. 마음을 위로할 여유가 없다. 나는 그저 잠시 이런 젊은이의 선택을 읽는 걸로 위로를 삼는다.

* 이 책 때문에 미술관 경비원 자리의 경쟁률이 지나치게 쎄지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나도 퇴직하면 하고 싶었으니깐!(다리 아파서 못하겠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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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지루하고 가끔은 숨막히게 아름다운 일상. 아무리 중차대한 순간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기저에 깔린 신비로움이 숭고하다 할지라도, 복잡한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간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 320 p.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패트릭브링리
#이동진평론가추천책으로유명해진
#무슨책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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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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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에 읽어야 할 소설이 재출간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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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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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의 당사자와 후대가 겪는 아픔을 기록한 소설이다.

읽는 나도 너무 힘들어서 몇 번을 읽다 멈추다 다시 시작해서도 몇 달이 걸렸다. 겨우 70여년전 이 땅에 이념 전쟁이 있었고, 홀로코스트가 행해졌다는 사실이 정녕 믿고 싶지 않은 역사였다.

이걸 읽던 중간에 제주에 갔었었는데, 제주 땅이 즐겁지 않고 슬퍼보였다. 제주의 축축한 몽우내리던 날씨도 그 마음을 더하게 했었다.

#작별하지않는다
#한강
#프랑스메디치외국문학상수상
#다읽어서후련
#무슨책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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