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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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두고 싶은 두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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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있어 신경숙은 소설쓰는 언니같은 분이었습니다. <풍금이 있던 자리>라는 편지글을 읽으면서, 90년대 후일담 문학 같은 <외딴방>을 읽으면서, <깊은슬픔>으로 20대 채워지지 않는 감성을 채우면서,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우리 엄마를 생각하면서 그렇게 제 인생을 함께해온 언니였습니다.

물론 언니의 글이 맹목적으로 다 좋기만은 한건 아니었어요. 어떻게 모든 작품이 다 제 취향일 수 있겠어요. 좋기도 하고 좀 어리뚱할 때도 있고... 그래도 그녀의 자분자분 더듬더듬의 문체를 읽는 것 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암튼 그녀는 내게 언니였어요.

근데 언니가 그 많은 작품을 내면서 잘못을 했던게 있었네요. 그걸 이번주에 알게 되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게 되었네요.

언니 손 꼭잡고 말해주고 싶어요.
인정하자고. 사과하자고. 반성한다고....
그렇게 깊이 고개숙이면 저는, 그리고 언니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은 언니를 용서하기 쉬웠을거예요.
어떤 분 엄마가 말씀하셨듯이, ˝야야~~ 원래 사람이 힘들면 그럴 수도 있는기다~ 갸가 월매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노. 사람이 너무 그러면 못쓰는기다...˝ 이러면서요.

창비, 문동, 문학권력의 비호, 출판가에서 언니의 위치, 세력, 호의적 비평가, 심지어 남편까지.... 이런 거 다 언니 다음의 문제예요. 사람이 완벽할 수 없어서 탐나는 다른 사람의 것을 훔치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게 타인에게 나의 결점을 뒤집어 씌우기도 하고, 모든 건 내가 아닌 쟤탓이다 그러기도 하잖아요. 저도 그렇고,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그렇고 사실 조금씩은 치졸하게 살아가는 게 사람이잖아요.

저는 언니의 다른 글들, 언니의 전체 인생까지 폄하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그럴라고 장전하는 사람들 다 미워요. 그들은 뭐 그리 잘랐을까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구요. 니들 인생도 떳떳하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 않냐구요!!

암튼, 이런 일이 벌어진건 유감이예요.
˝언니. 우리 이제 많이 자랐잖아요. 나이 쉰 즈음이면 이제 어른이래요. 싫어도 어른답게 행동해야 하거든요. 힘들고 민망할지라도 말이예요....˝

인정. 사과. 반성. 어렵지만 해보자구요.
<문단은 정치와 달랐다> 이런 야마로 사설 한 번 써보자구요....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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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5-06-20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맘에드는 글입니다
끝 줄, ˝ ㅡㅡ써보자구요....제발.˝ 여기서 감동~~했습니다요ㅠ
(치졸하기는 저도 다를바 없거든요. 초면에 별소리를, 아ㅡ놔 ㅠ)

오타수정했습니다 ㅠ
저도 내내...

보물선 2015-06-20 20:27   좋아요 0 | URL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주 내내 우울했거든요....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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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와 를로르 작가님의 친필 싸인~
경영콘서트 진행하면서 권력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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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5-06-19 0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허당 니엘군의 근황~
누나한텐 찍소리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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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06-18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저도 안아주고 싶네요.^^
너무 예뻐요~

보물선 2015-06-18 19:38   좋아요 0 | URL
사람처럼 앉는걸 좋아해요 ㅋㅋ

수이 2015-06-18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깜찍해요_ 쿠쿳 둘이 같이 찍은 사진 진짜 사랑스러워요. :)

보물선 2015-06-19 08:26   좋아요 0 | URL
누나한테 잡히면 참는데 제가 안으면 10초만에 도망가요 ㅋ 엄마는 만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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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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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마지막 한 챕터를 아껴두고 잤다. 졸린 가운데 끝까지 볼 수도 있었지만 스토너의 임종을 그렇게 보고 싶지 않았다.

외국에서도 출간 50여년이 지난 현재 뜨기 시작한 소설. 그닥 굴곡없는 삶을 살았던 미주리대 영문학과 교수. 술술 읽히지만 단단한 문장에 감동을 느낀다. 번역을 참 잘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부분 스토너가 슬프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던 스토너가 행복해 보였다.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학문의 기쁨을 누렸으며, 건조한 남자라 평생 사랑한번 못하고 살 줄 알았는데 마흔 넘어 불같은 사랑도 했다. 단지 안타까운 건 그의 가족이었던 두 여자가 불행한 삶을 산다는 것이었다.

인간 삶, 길어야 팔구십은 정말 짧다.
유한한 삶의 비애를 이 책을 통해서 깊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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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6-17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지막 대목이 너무 아까워서 천천히 읽었는데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고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마지막 장면, 보물선님 말씀처럼 삶의 유한성이 그냥 전체로 느껴지더라고요.

보물선 2015-06-17 11:45   좋아요 0 | URL
아껴두길 잘했네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