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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신경숙씨의 소설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읽는 매니아이다. 신경숙씨가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오산이가 그러했던 것처럼 <풍금이 있던 자리>를 타이핑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발표되는 작품마다 이제는 습관적으로 읽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작에 가까오면 가까울수록 왠지 기대에 못미치는 느낌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뭔가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에 더한 답답함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이 소설엔 정말 많은 은유와 복선이 깔려있다. 닭의 목을 치는 것, 미나리군락지, 바이올렛 등... 게다가 등장인물인 아버지, 어머니, 남애, 수애, 최, 그리고 남자까지도 뭔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책 뒤의 평론을 읽어보면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나 할 정도로....

그러나 소설을 읽는 사람은 소설자체에서 뭔가 필연적인 짜임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주인공의 답답한 인생은 거의 자폐증 증세에 가깝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과연 작가가 원하는 '타인에게 한 발짝 다가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에는 너무 허무하다고나 할까....

물론 모든 작가들에게 명쾌한 스토리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신경숙씨의 그 더듬거리는 듯한 문체와 흐릿하게 맴도는 듯한 묘사를 매우 사랑한다. 저며오는 듯한 그 표현의 매력때문에라도 끝까지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점점 폐쇄적인 주인공만 거듭된다면, 그리고 그 폐쇄성이 추리소설의 결말이 풀리듯 명쾌하게 풀지지 못한다면,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어리는 작품이 되기는 어려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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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말
박정애 지음 / 한겨레출판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읽은 소설중에 이만한 책을 발견한 적이 없다. 인물이 굉장히 얽히고 섥히어 있어서 표를 그려가며 읽는 수고를 하게 되었지만, 그 또한 소설읽기의 한 재미를 더하는 것이었다.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처럼 많은 인물이 등장한 대하소설의 축약판 같은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별로 오래전이라고 할 것도 없는 과거의 우리 어머니 세대에 비하면 정말 많이 변한것 같다. 물론 좋아졌다, 나빠졌다의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못먹고 못배우는 한에 대해서는 공감가지 않는 것이 현재의 우리들이다.

본인(70년대 세대)과 비슷한 나이의 작가들의 글을 꽤 문단에서 발견할 수 있어졌지만, 대부분 그런 글들은 톡톡 튀는 문체와 감각적인 현실을 그리는 - 그 나름대로는 매우 재미있지만 - 소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묵직한 주제를 잇는 작가가 있음이 정말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개인적으로는 경상도 끝자락에서 40년을 사신 부모님이 있기 때문에 여기 나오는 경상도 사투리를 읽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혀 그쪽 배경이 없으신 분들은 읽기가 좀 고역스러울 것 같다. 하지만 글로써 만나는 그지역의 완벽한 사투리는 정말 정감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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