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논란에도 불구하고)김훈은 김훈이다. 그 말고 누가 김밥을 먹으며 이런 글을 쓸 수 있겠는가? -----------------------김밥은 끼니를 감당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끼니를 해결하는 밥 먹기의 엄숙성에서 벗어나 있다. 김밥은 끼니이면서도 끼니가 아닌 것처럼 가벼운 밥 먹기로 끼니를 때울 수가 있다. 김밥으로 끼니를 때울 때, 나는 끼니를 때우고 있다는 삶의 하중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김밥의 가벼움은 서늘하다. 크고 뚱뚱한 김밥은 이 같은 정서적 사명을 수행하지 못한다. 뚱뚱한 김밥의 옆구리가 터져서, 토막난 내용물이 쏟아져나올 때 나는 먹고 산다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비애를 느낀다. - 15 p.
30페이지도 안되는 단편인데, 한 편의 느와르를 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 화창한 아침, 경주가는 기차안을 컴컴한 영화관으로 만드는 기술이 이 단편에 있다. <개들>, #정용준 #우리는혈육이아니냐
보통 일본이 한국보다 10년은 빠르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사노 요코 할머니의 에세이를 읽어보니 우리 사회의 10년 후가 보인다. 한국도 이제 실버시대라서, 내가 할머니가 되면 이런 글을 쓰고 놀고 있겠지...암튼 이 할머니는 굉장히 노년에 잘 적응하고 솔직하시고 긍정적인 노년을 보내신 것 같다. 욘사마도 한몫했네 ㅋㅋ
`도대체가, 이 작품을 지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170 p. 권희철의 평 인용특이한 이력을 가진 전업주부(!)가 꺼져가는 한국문학, 한국소설계에 등장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그래, 아프고 어두운 이야기라도 이렇게 써줘야지!˝ 라고 말할 수 있었다. 소설기법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턴을 제시해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 것도 고맙다. 그가 이 동네에서 밥벌이에 꼭, 꾸준히 성공하길 바란다. 독자로서 지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능한 지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