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의 명작을 그려라
마이클 린버그 지음, 유혜경 옮김 / 한언출판사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런 자기계발 책을 읽고 감명받았다는게 나로서는 좀 부끄런 일이다. "너만의 명작을 그려라"란 말은 무슨 일을 하든, 자기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면 행복하고, 또 성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말인데 이러한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외침에 내가, 이 나이에, 인생의 목표와 의지를 되새기고 지지를 청하게 되다니... 공자는 일찌기 15살을 "입지"(立志)라고 하며 그 나이 때 인생의 뜻을 세우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서른이란 나이에 "입지"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러한 책에 귀기울이며 "입지"를 다지고, 다짐하는 것이 인생의 지진아가 된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다.

물론 요즘의 내 상황을 되돌아 볼 때 내가 이런 열등감과 자기비하에 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내게 주어진 달란트로 이 세상에 봉사하겠다"는 원대한 꿈으로 원하던 대학과 원하던 직장에 갔지만 한 번의 단절을 겪고 과거를 되돌아보니 그것들이 진정 내가 원하던 것이었는지, 헛된 꿈은 아니었는지 회의가 들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의미, 추구했던 목표,가치들은 공중분해 되어버렸다. 

사람과 사물과의 인연들도 때가 중요한 법이지만, 책 역시 어떤 시기에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가 무척이나 중요함을 요즘 새삼 느끼는데, 이러한 때에 읽게 된 이 책의 문장 하나, 격언 하나는 내가 원했다고 믿어온 것들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하고 제2의 인생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게 했다. 더군다나 철저한 기독교 정신에 바탕이 된 책인지라 맘을 더욱 크게 울린 것도 사실이다.

남들 하는 대로만 하면 큰 후회나 미련없이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남들 사는 듯이 살면 외롭지도 불안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굳이 큰 용기를 만들어 내어 삶에 투신하며, 삶과 투쟁하며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낼름낼름 고개를 들지만 그래도, 어쩔 것인가, 원하는 대로 산다고 믿어온 내 삶도 돌이켜 보면 이렇듯 허허로움만이 남아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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