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 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책을 그대로 시트콤으로 옮긴다면 얼마나 재미있고 신이 날까 싶었다. 게다가 요즘에는 갈수록 각 방송사의 시트콤이 싱거워지는 터라 이렇게 기가 막힌 소재를 매일 시트콤으로 볼 수만 있다면 인생살이의 행복지수가 30% 정도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까지...

우리 사회에서 '유머'란 덕목이 서구에 비해 그리 큰 빛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네 삶의 모습을 잘 반증해주는 듯 하다. 먹고 살기 위해서 아둥바둥 하는 것이 삶의 목표이자 의무이며 존재 그 자체였던 경제개발 시기는 물론이고 '부자 되기'가 모든 국민들의 덕담으로 오고가는 지금에도 우리는 삶의 여유와 관조에서 비롯되는 진정한 '유머'를 모르고 살아왔다. 우리가 늘상 접하는 유머란 그저 한순간 사라지고 흩어지는 웃음들 뿐이다.

나라마다 유머의 스타일도 다른 모양인데, 동양인인 나로서는 독일식 유머란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거리두기를 통한 다시보기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지내던 사실들의 또다른 이면을 보게 되면서 우리는 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같은 책이 나올 수 있을까? 그 책이 시트콤으로 만들어지는 그 날, 우리 삶도 조금은 헐거워질 수 있을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