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반양장)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4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뭐라고 설명할 말이 없다. 동화에 관한 모든 인물과 에피소드의 교과서, 축약본이라고 할 만하다. 어디서 본 듯한 인물, 어디서 읽은 듯한 이야기, 그러나 아니다. '마틸다'에서 창조되고 이제 널리 퍼져 익숙해진 것이겠지.

줄거리도 구성도 완벽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책의 도입 부분이다. 마틸다가 자상한 도서관 사서의 도움을 받아 책을 읽게 되는 과정, 그리고 마틸다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부모에게 깜찍하고 통쾌한 복수를 하는 마틸다의 기지가 반짝 반짝 빛난다. 참, 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을 빼놓을 뻔했다. 호텐샤가 입에서 감자칩 부스러기들을 흩뿌리며 '소년원에 온 걸 환영해'라고 말하는 부분. 행복해 미칠 지경이다. 언제 이보다 더 배를 잡고 웃을 수 있는 장면을 만날 수 있을까.

부당한 어른들에 대해 끊임없이 계속되는 마틸다와 친구들의 복수에서 느껴지는 기지와 웃음. 그중 가장 훌륭했던 것은 초콜릿 케이크를 먹어치우던 브루스 보그트로터.

그런데 책의 결말은 너무나도 파격적이라 깜짝 놀랐다. 본인을 이해해주지도 사랑해주지도 않는 부모 곁을 떠나 날개 달린 삶을 새롭게 사는 것이 물론 신나기는 했다. 하지만 동화의 결말 부분이 부모와의 이별이라니, 좋고 나쁨을 떠나 정말 대단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언젠가는 작가가 쓴 그대로 영문으로도 읽어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