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비통함을 검은 다이아몬드처럼 그려내는 작가'라는 말이 너무나도 적확해 소름끼칠 정도다. 다이아몬드의 가벼운 반짝임과 아름다움 이면에는 세상 그 어느 물질보다 가장 단단하기에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들어서 있다. 더군다나 삶의 비통함이 지하에서 오랜 시간 응축되어 탄생한 검은 다이아몬드라면... 책 날개에 실린 그의 얼굴 속에는 여느 작가의 사진에서 보여지는 지적이거나 귀기 어리거나 천재적인 호기심의 표정이 드러나질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보잘 것 없게 살아온 그러나 자신만의 세계를 간직한 자에게서 보여지는 강인함이 두렵게 느껴질 정도다. 그녀는, 그리고 그녀의 글은 검은 다이아몬드 이외의 다른 어떤 표현이 불가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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