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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작가의 약력 만큼이나 독특한 이야기들이다. 군인으로 훈장을 받고, 가명을 사용해 공쿠르상을 두 번 수상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그의 일화가 끌어당기는 묘한 마력을 이야기 역시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서머셋 모옴과 오 헨리의 훌륭한 단편들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구성, 맛깔스런 문체, 기막힌 반전, 그리고 소재 자체가 주는 충분한 재미. 이런 요소들이 단편소설의 진가를 최고로 만족시켜 준다. 인간의 자기 기만에 대한 냉소는 섬뜩할 정도로 차갑고 우울하지만 허무에 빠져 헤엄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그의 냉소와 비판은 인간성의 궁극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며 결국 그 지향점은 인간성을 향한 희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