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같다. 빨갛고 통통하게 잘 여물어진, 아담하고 예쁘장하게 자기가 타고난 색깔과 모양대로 살아가는. 소설도 작가도 여주인공도 딸기 같았다. 조그맣지만 제 생긴 대로 제 타고난 대로 제 살아야 할 대로 산다. 온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듯한 영롱한 빨강은 언뜻 보기에는 기쁨과 환희의 색깔이지만 가슴 속에 하얀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매끌한 표면을 빼곡히 매어차고 있는 까만 씨앗은 세상에, 가족에, 연인에, 운명에 상처받음이고 주위를 둘러싼 하얀 솜털은 그럼에도 피어나는 희망의 질긴 삶이다. 여름철 때 아닌 딸기는 한 움큼 배어나오는 달콤함은 없지만 그래도 살아내어 피워낸 생명의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