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를 천박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웰빙"이라 표현해도 매한가지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재의 행태들을 보면 더욱이 그렇다. 소득수준이 높아져 먹고 사는 문제 뿐 아니라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현상은 경제개발만이 지상 최대의 가치로 여겨졌던 옛날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돈을 모으는 것에만 급급하고 인생을 즐길 줄 몰랐던 대부분의 이전 세대들에 비해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역시 돈이 모든 가치의 기준인 자본주의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다. 우리 사회에서 외치는 웰빙이란 결국 즐기면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잘 살자는 말. 우리 사회의 웰빙을 위해선 중산층 이상 수준의 재화가 필요하다. 단지 그 필요한 재화를 이제는 삶의 질을 고려하면서 잘 써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덕담처럼 말해지는 "부자 되세요"라는 말과 "웰빙"이 별다르지 않아 보인다. 

우리 사회 어디에서고 공동체에 대한 관심들은 찾아보기 힘들어간다. 나만, 우리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다. 슈퍼에서 유기농 야채를 장바구니에 담고 경치 좋은 곳으로 주말여행을 떠나고 깔끔한 펜션에서 쉬면 그 뿐, 자연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는 관심 영역 밖의 일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웰빙이라 불려지는 삶의 형태는 과연 웰빙(well-being)일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욕망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꿈꾸던 것이었을 뿐, 이러한 욕망의 21세기형 모드에 붙여진 멋들어진 이름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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