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역사가 - 주경철의 역사 산책
주경철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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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인 시리즈로 접한 적이는 주경철 교수의 역사서적으로, 기존에 신문지상과 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새로운 내용을 보강하여 새롭게 출간되었다. 주로 중세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시기, 대항해시대에 대한 책을 많이 쓰시는데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그리 자세히 배우지 못했고, 이 시대에 대한 다른 책도 많이 접해지 못해 저자로부터는 비교적 잘 모르는 이야기를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이번 책은 기원전의 길가메시에 대한 이야기부터 비교적 최근이라고 생각되는 프랑스의 68룽동까지 다양한 시대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기존 책과 마찬가지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가 대단하여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가 있다. 특히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많아 무척 흥미로운 독서가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의 바타비아호가 표류하여 무인동 머물게 되면서 일부 집단의 폭력을 통한 지배와 학살이 이루어진 사건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윌리언 골딩의 파리대왕이 미슷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현실은 더 잔인하여 오직 학살을 위한 학살이 이루어진 사건으로서, 식민주의가 만연하던 유럽인들의 마음 속에서 다른 사람은 자신의 부를 위한 수단이라 사고가 팽배했기에 발생한 사건이었다고 생각된다.

 

그 밖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이루어진 인신공양 풍습에 대한 이야기나 벨기에의 고무 수확을 위한 콩고에서 벌어진 만행 등도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다른 글보다는 분량은 다소 적지만 가장 최근에 벌어진 68혁명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었다. 결론적으로 68혁명을 통해 직접저으로 얻어진 성과는 없지만 시대가 요구한 사상이 분출됨으로써 그 이후 정치적 변혁을 이끌었다는 저자의 해설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치적,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뒤처지는 듯한 인상을 받지만 68혁명과 유사하게 시대가 요구하는 사고를 꾸준히 한다면 언젠가는 그 사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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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수학책 - 내 안에 숨겨진 수학 본능을 깨우는 시간
수전 다고스티노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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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시절 수학을 좋아하고 공학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서 수학을 꾸준히 접하고 있고, 교양 수학 서적이 출간되면 찾아서 읽는 편이다. 교양 수학 서적은 대략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은데, 수학의 역사와 함께 수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책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수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책으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다정한 수학책은 후자에 속하는 책으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개념을 설명도 해주지만, 설명을 넘어서 독자 스스로가 그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고 적용해보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각 장마다 연습문제가 실려 있고 책 마지막에는 답이 실려 있다. 설명부분도 이해가 쉽지는 않아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엄두가 당장은 나지 않지만, 찬찬히 문제를 펴 놓고 풀이를 생각해보면 생각하는 능력이 늘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자신도 당장 처리할 일로 문제풀이를 다음 기회로 미루긴 했지만, 머리를 쓰며 생각할 거리를 주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학에 있는 다양한 분야 중에서,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분야는 기하학이다. 이 분야가 특별한 이론에 대한 공부 없이 생각할 수 있는 분야라서 이 책의 접근방법이 유효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나,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만만한 곳이 거의 없어서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너무 가혹한 숙제를 내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쌍둥이 소수에 관한 내용이다. 다른 교양서적에서 많이 접한 비교적 순수수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이 책에서는 비중이 적었지만 책을 읽는 도중 이런 내용을 만나니 반가움 느낌마저 들었다. 그 밖에도 힐버트 문제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한 내용도 나오기는 하나 아주 가볍게 넘어간다. 이렇게 책에 대한 소감을 적다보니 개인적으로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수학적 개념을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취향이 들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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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 2024-04-26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일반인에게 가혹한 책이 아니고 너무나 쉽고 친절하게 쓰여진 책이라 생각해요. 많은 독자들이 만났으면 하는 책입니다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민음사 모던 클래식 75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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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마를 읽은 후, 가장 좋은 작가가 누구냐고 질문을 받게 되면 망설임 없이 가즈오 이시구로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따져보면 작가의 작품을 나를 보내지마클라라와 태양’, 그리고 다소 분위가 다른 파묻힌 거인밖에 없어 그의 작품을 좀 더 읽어 보고 싶어 고른 책이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이다.

 

일본 출신이긴 하지만 영국에서 자라 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로 알고 있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이차세계 대전 패배후 의 일본의 분위기를 담은 일본 문학 사향같은 작품과 무척 비슷하다. 물론, 가즈오 잇굴 특유의 섬세하면서 차분한 묘사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같은 이야기를 영국을 배경으로 하면 남아있는 나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은 학창시절 TV에서 주말의 명화로만 접하였는데, 이번 책을 읽은 후에는 문학작품으로 꼭 다시 접하고 영화도 제 정신으로 다시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주제는 상당히 어렵고, 내 자신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자신이 없다. 2차 세계 대전 도중 자신이 속했던 순수미술에서 벗어나(배신하고) 당시 체제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면서 지위를 얻거나 자신과 반대의 길을 걸은 동료를 탄압하기도 하고, 패전 이후에는 그 당시 자신의 행적을 반성한다는 언급을 하지만, 자신의 내부에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던 자신의 행적에 어느 정도 떳떳함이나 성공에 자부심이 남아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질된 반성보다는 자신의 존재의 안정을 위해 자신의 과거나 행적에 대해 합리화하는 모순을 통해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옮긴이의 말에 소개된 말레이 작가 탄 완 엥처럼 적어도 일년에 한번씩은 책을 다시 읽으면서 그 의미를 새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서 보수적으로 변해갈 수 있는 인간심리에 대한 백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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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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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이나 IBM-PC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컴퓨터(전자계산기)라는 물건이 교과서에서 처음 접했을 때부터 그 개념으 창시자인 폰 노이만은 나의 우상이었고 그에 대해서 무척 알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최근에 출간된 그에 대한 전기 미래에서 온 남자를 거의 출간된 것을 알자마자 읽었는데, 그에 대한 내용이 생각보다 적고, 그가 다룬 분야에 대한 해설이 상당했던 책이라 조금은 실망한 기억이 있다.

 

벵하민 리바투트의 매니악은 그의 전작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처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소설이다. 소설이지만 상당히 사실에 근거하여 쓰여졌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하사극같은 드라마보다도 오히려 더 사실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이번 책 매니악은 파울 에렌페스트, 폰 노이만, 괴델, 이세돌의 심리를 과학사의 현장에서 모사한 책이다. 마음속의 정신의 흐름을 서술한 책이라 100% 작가의 창작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어쩌면 이 인물들 자신보다도 더 잘 표현한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폰 노이만에 가장 흥미를 느꼈지만, 그의 천재적인 능력보다는 그의 인격적인 결함이나 그의 말년에 한때 세계 최고의 두뇌의 소유자였던 그가 간단한 덧셈도 못하는 존재가 된 상황과 좌절 등이 표현된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를 다룬 미래에서 온 남자에서도 느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성돠물을 내기보다는 뛰어난 발상으로 새로운 개념을 만들거나 남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것이 더 뛰어난 사람이었던 점이 이 소설에서도 잘 표현된 것 같다.

 

역시 이번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던 부분은 이세돌의 알파고와의 대국을 다룬 부분이다. 아마 바둑 팬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대국의 진행을 마치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세돌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흥미롭게 묘사하였다고 생각된다. 특히, 인공지능에 무릎을 꺾이지 않으려는 인류의 간절한 몸부림을 이세돌이란 인물을 통해서 표현한 점이나, 패배한 이후의 인류 전체의 씁쓸한 절망이 이세돌의 은퇴 선언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사실은 그 날 이후로 인류는 창조성에 대한 의지를 버리고, 탐욕의 길로만 나선 것인지도 모른다.

 

컴퓨터를 탄생시킨 인물과 컴퓨터에 인류가 굴복하는 인류를 표현한 이번 소설 매니악은 제명의 묘미가 무척 뛰어난 작품이다. 폰 노이만이 만든 컴퓨터이기도 하지만, 정신적으로 문제있는 그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에서도 살짝 언급이 되기도 했지만 인공지능에 큰 공헌을 한 인물 중 하나인 엘런 튜링에 대한 소설을 작가가 써주길 기대하며, 양자역학과 컴퓨터 이외의 과학분야에 대한 작가의 후속작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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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밍 웨이브
무스타파 술레이만 지음, 마이클 바스카 정리, 이정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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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 웨이브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회사 중 하나인 딥 마인드의 리더 무스타파 슐레이만의 기술의 진보에 대한 책이다. 인공지능 분야를 비롯하여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적 진보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았다. 이 중 저자가 딥 마인드에 몸담고 있어 알파고를 비롯한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상황,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최근 인공지능 분양 더 강한 붐을 일으킨 OpenAIchatGPT에 대해서는 아마도 charGPT 발표 이전에 책의 대부분이 쓰여졌고, 경쟁사의 실적이기에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은 것 같다. 책 앞부분의 기술적 진보에 대한 내용은 최근의 기술적 진보를 자룬 방송이나 책 등에서도 많이 소개된 내용이라 그리 특별한 것은 없고, 책 후반에 있는 기술적 진보를 어떻게 이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정리된 애용인 것으로 생각된다.

 

기술적 진보가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지만, 언제나 이를 반대하는(여러가지 이유로 기술적 진보에 저항하는) 러다이트 운동 같은 것이 늘 있어 왔고, 윤리나 인권 등을 비롯한 풀어할 문제도 산적하고, 무턱대고 기술개발만을 생각하면 자본가나 독재자 등의 입맛에만 맞는, 우리의 존재를 위협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저자는 AI나 생명공학 발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각종 세금제도를 잘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 부qs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고민하고 의견의 수렴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노의가 활발해져서 건설적인 발전을 앞당기는 기회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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