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ji 2004-03-01
바다

늘 받기만 했어요, 님. 페이퍼나 방명록에 잊지 않고 달아주시는 소중한 글, 넙죽넙죽 잘 받기만 하고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린 것 같아서요. 님에게 제주,는 그런 의미였군요. 저도 제주는 각별한 기억들이 많은 곳입니다. 그리고 이번 걸음으로 통해 더더욱이나 깊은 울림을 가지게 된 공간이 되었죠. 그리고 어쩌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늘 그리운 곳이기도 할테지만 말이죠. 아무튼, 늘 받기만 한 미안한 마음 그저 사진 한장 슬쩍 내려놓고 갑니다. 그래요, 제가 간 날은 무척이나 흐렸습니다. 사진을 찍은 협제,를 오래 걸었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기 시작해 아쉬운 마음 접고 이동을 하기 시작하자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그 비는 그날 밤, 그리고 그 다음날까지 내내 내렸습니다. 운치,있었는데 생각해보면 우울한 이미지이기도 하네요. 여하튼, 제주는 그리운 곳임이 분명합니다. 아, 그리고 - 손거울, 기억이란 자신도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 시간에 불쑥불쑥 튀어오르는 몹쓸 기질이 있더군요. 하지만 가끔은 인간은 망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손거울에 대한 기억은 두 분에게 그대로 남아 있기를 기원할게요. 인사가 길어졌네요.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이제서야 제대로 인사 드리는 거 같아서 마음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님의 하루도 건강하시길,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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