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사랑하며 | pp.111-113

「창을 사랑하는 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서 좋다
......

창을 닦는 시간은 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간
창을 맑고 깨끗이 지킴으로
눈들을 착하게 뜨는 버릇을 기르고 ... 김현승 | 창」


버스나 기차를 탔을 때, 어쩌다 창가에 앉게 되면 여행이 더욱 즐거워진다. 차창으로 보이는 산, 들, 강, 집, 사란들 모두가 새롭고 반갑고 정답다. 살았 있는 사람만이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즐거워할 수 있음도 더욱 새롭게 느껴본다. ... 오늘은 창가에서 한장의 엽서를 쓴다.


2004. 09. 01 15:00

올해 초, 타고 다니던 승용차를 팔고 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처음엔 요금도 몰라 기사에게 눈총도 받고, 덜컹거리고, 기다림에 익숙치 않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등하교 시간의 버스는 그야말로 만원이었지만 지금의 시골버스는 몇 되지도 않는 좌석이 채 차지도 않을 뿐더러 승객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버스를 기다리며 책도 읽고 수첩도 긁적이고 버스에 올라 창가에 앉아 먼 산을, 먼 하늘을 바라보며 지나는 바람에 살결을 적셔본다.
가을날의 창밖, 어쩜 저리도 고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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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09-0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날의 창밖, 어쩜 저리도 고울까.
가슴이 저려오느것 같은데요.

Laika 2004-09-0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일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서울의 길은 다 건물들만 보여서....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의 창이 그립네요...^^

잉크냄새 2004-09-01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창밖으로 내다본 풍경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섬진강변을 따라 달리던 시끌벅적한 시골 버스에서 바라보던 늦겨울의 섬진강변과
청량리발 강릉행 야간열차를 타고 지나던 태백 부근의 탄광촌에서 눈덩이를 던지며 따라오던 산골소년들의 모습입니다.^^

프레이야 2004-09-0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차창 밖 바라보기를 좋아해요. 아직 한낮엔 덥지만 가을하늘이 안겨드는 걸 뿌리칠 수 없어요.^^

2004-09-06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9-07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