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 거장 ‘브루손’·신성 ‘괴르네’ 내한공연(경향신문 9/11)

두 명의 걸출한 바리톤 가수가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성악계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아온 마티아스 괴르네(39)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내한한다. 또 한 명의 바리톤은 이탈리아의 거장 레나토 브루손(70)이다. 1961년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으로 데뷔한 이래, 그가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명 모두 낮은 음역의 베이스바리톤. 어둡고 묵직한 음색의 주인공들이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적자(嫡子)로 평가받는 마티아스 괴르네는 현재 독일 ‘리트’(가곡)의 선봉장으로 손꼽힌다. 음악평론가 유형종은 “매혹적이거나 명료하진 않지만, 어둡고 사색적인 정서를 깊이있게 표현한다”며 “때때로 가사를 의도적으로 어눌하게 발음하면서 독일 가곡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를 전달한다”고 평했다.

지난해 10월 슈만의 가곡으로 한국을 찾아왔던 마티아스 괴르네가 이번에는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한국 팬들과 만난다. 특히 ‘겨울나그네’는 그의 이름을 세계 음악계에 아로새긴 대표작이다. 그는 하이페리온 레이블에서 발매한 ‘겨울나그네’ 음반으로 97년 타임지로부터 ‘올해의 베스트 음반상’을 받으면서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타임 ‘올해의 베스트음반상’-

이번 독창회가 세종문화회관이 새로 문을 연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것도 관심을 끈다. 세종체임버홀은 476석 규모의 실내악 전용 콘서트홀. 그동안 주로 대극장에서 열렸던 해외 유명 성악가들의 독창회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음향을 음미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청중이 느끼는 감동의 폭이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무리한 스케줄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마티아스 괴르네는 이달 8일 영국 런던의 위그모어홀에서 공연을 마치고, 다음날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에서 두 차례 독창회를 마치면 곧바로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로 날아갈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측은 “세종체임버홀 개관 페스티벌에 맞춰 초청하려다 보니, 강행군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11일 ‘겨울나그네’, 13일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02)399-1114~6

레나토 브루손은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무대에 선다. 베르디 오페라의 정통성을 잇는, 살아 있는 ‘바리톤의 전설’로 불린다. 강하고 화려한 소리, 테크닉을 뽐내는 가창은 이 백전노장의 음악성과 거리가 멀다. 브루손은 내면으로 깊이 침잠하는 ‘무기교’의 창법, 어둡고 서정적이며 고급스러운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또 그는 45년간 오페라 배우로 살아오면서 ‘연기가 무엇인지를 아는 바리톤’이라는 평가를 오래도록 들어왔다.

-내면으로 다가오는 ‘무기교’-

브루손은 지난해 한국의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하는 ‘나부코’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계획이 취소되면서 팬들의 많은 아쉬움을 낳기도 했다. 오는 11월, 로마오페라극장이 제작한 ‘토스카’를 국내에 들여오는 한국오페라단의 박기현 단장은 “올해 2월에 이미 그의 출연을 확정하고 계약을 맺었다”며 “브루손이 포함된 ‘토스카’ 제작팀이 일본에서 9월25일부터 10월2일까지 공연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단장은 “브루손은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한다”며 “얼마 전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브루손은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와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최고의 명연을 남긴 성악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2년 전 국내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와 ‘리골레토’를 공연했던 바리톤 레오 누치(64)가 밝고 가벼운 음색을 가진 데 비해, 브루손이 연기하는 곱추 리골레토는 한층 비장하고 슬픈 부성애를 보여준다.

그는 이번에 국내 공연되는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서 간악한 경시총감 스카르피아 역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또 오페라 공연을 마친 후 개인 리사이틀도 가질 계획이다. 바로 이 리사이틀에서 브루손이 부르는 리골레토의 비통한 아리아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오페라단의 박단장은 “오페라 아리아, 이탈리아 가곡을 비롯해 한국가곡 2곡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왕년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한 시절을 풍미했던 노장의 ‘연륜’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토스카’는 11월9일부터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리사이틀도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02)587-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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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토 브루손....ㅠㅠ 현역 최고의 바리톤 중 하나입니다.전성기때의 목소리는 위엄이 있으면서 자연스러웠습니다.베르디의 나부토,리골레토 등에서 그의 목소리는 극을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이 기사에도 있지만 레오 누치의 목소리에 비해 조금 더 굵고 영웅적인 느낌을 줍니다.

곧 은퇴를 할 테니 이번 공연이 가진 의미가 크네요.

마티스 괴르네야 앞으로...언제든 다시 볼 수 있겠지만 레나토 브루손은 ㅠㅠ 괴르네는 리트 분야고 부르손은 오페라가 주종목이어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부르손이 그동안 쌓은 공력에 비하면 괴르네는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할 지도 모르지요.(스승과 제자뻘이 될 테니..괴르네 역시 디스카우의 뒤를 잇는 거장이 되겠지요)

어제 마트 갔다 올 때 차에서 레나토 브루손이 부른 <라 트라비아타 >중 < Di provenza....>를 계속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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