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서늘해졌다.아침 창문을 열면 붉은 잠자리가 눈 앞을 유영한다.파란 하늘과 빨간 잠자리가 무척 어울리는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고층 아파트 사이를 무감하게 날아다니는 그 녀석들은 보는 것은 즐거움이다.어떻게 이 높은 곳까지 그 얇은 날개짓으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생각하며 놀라기도 한다.살짝 열어 놓은 창문 틈으로 들어온 이른 가을 바람,아가의 머리칼을 살짝 건드리고 간다.잠자리 날개같이 엷은 웃음이 아가의 얼굴을 스친다.
베토벤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다.이름이 붙은 소나타들이 인기가 있다.'비창''월광''열정''전원''폭풍''고별''함머클라이비어' 등... 언제 들어도 훌륭한 음악들이다.그리고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소나타가 작품30-32번까지 이른바 베토벤 후기소나타이다.나 역시 이 후기 소나타를 무척 좋아한다.폴리니의 빛나는 연주,대교약졸의 제르킨,시적 감수성과 혼이 들어 있는 리히테르,개성없어 보이지만 근기가 있는 브렌델...나름대로 유명한 연주 음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음반 매장에 가면 다른 연주자의 연주목록을 살펴보게 된다.일본판으로 구하려고 준비중인 아라우,최근에 수입이 많이 늘어난 솔로몬의 연주 등이 가장 궁금하다.그러나 가장 원하는 음반은 따로 있다.쉽게 구할 수 없어서 더욱 욕심이 나는 유라 귈라의 음반이다.

유라 귈라의 연주는 풍월당 사이트에서 처음 들었다.시끄러운 사무실에서 들었지만 피아노 소리 외에 다른 모든 소리는 사라진 듯 했다.전곡이 다 수록되었는 는 것은 아니어서 아쉬웠다.짧은 입맛이었지만 그 감흥은 무척 강했다.과연 이 곡이 이런 느낌이었나..하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이 음반은 에라토와 님버스 레이블에서 나왔다.아마존에 들어가봐도 모두 품절,일본 HMV에 들어가면 아예 목록에 들어있지도 않다.본사 폐반이어서 매장에서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고 음반 가게에 길잃고 있을 가능성이 유일하다.
또 하나의 피아노 소나타.브람스의 것이다.브람스는 3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다.베토벤에 비해 훨씬 작은 숫자이다.또한 피아노 소나타 세계에서의 위상도 그다지 높지는 않다.데카에서 나온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의 피아노 소나타 1,2번 음반이 내가 가진 유일한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음반이다.야마하의 음색이 그 음반에서는 이상하게 귀에 거슬리는 느낌이었다.그러다가 최근에 훌륭한 음반을 발견했다.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음반이다.지금은 본사 폐반이 되서 구할 수 없다.짐머만이 젊은 시절 했던 연주였는데 왜 폐반이 되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괜찮은 연주였다.
이 음반의 일부 수록곡도 풍월당 사이트에서 들어볼 수 있다.현재 나는 이 음반을 2장의 복사본 CD로 가지고 있다.
최근에 중고음반을 클래식 싸이트에서 구매했다.주문한 음반외에 판매자가 일부 희귀음원들을 함께 보내 주었다.그중 가장 먼저 눈에 띈게 이 음원이었다.짐머만의 브람스 소나타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는데 즐거운 발견이었다.하지만 모든 음반사이트에 이 음반 목록은 빠져있다.즐거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복사 CD로 만족해야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