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붉은꽃 피었다 옛날 배롱나무 아래 볼 발갛게 앉았던 여자가 생각났다.

시골 여관 뒷마당이었을 게다 나는 눈 속에 들어앉은 여자와 평생 솥단지 걸어놓고 뜨건 밥 함께 먹으며 살고 싶었다

배롱나무 아래 여자는 간밤의 정염을 양 볼에 되살려내는 중이던가 배롱나무 꽃주머니 지칠줄 모르고 매달 듯 그토록 간절한 십년 십년 또 오년이 하룻밤처럼 후딱 지나갔다

꽃 피기 전 배롱나무 거기 선 줄 모르는 청년에게 말한다 열정의 밤 보낸 뒤 배롱나무 아래 함께 있어봐라 그게 정오 무렵이면 더 좋다 여자 두 뺨이 배롱나무 꽃불 켜고 쳐다보는 이 눈 속으로 그 꽃불 넌지시 건너온다면

빨리 솥단지 앉히고 함께 뜨건 점심 해 자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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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의 답사적 가치는 어떤 면에서는 히회마을보다도 꽃뫼  뒤편 병산서원이 더크다고 할 수 있다. 병산서원은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 때도 건재한 조선시대 5대 서원의 하나이다.

병산서원은 그런 인문적 역사적 의의말고 미술사적으로 말한다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으로 한 국건축사의 백미이다.

유홍준 청장이 교수시절 써서 인문학 베스트에 올랐던 <나의 문화답사기>에 나오는 글이다.

몇 년전 이던가...강원도 오대산에서 사나흘 쉬고 내려 오던 길에 안동 병산서원에 들렀다.무척 더운 여름날이었다.여름 날 병산 서원은 배롱나무 천국이었다.미끈한 피부에 오래된 고목 처럼 비비 꼬인 나무에는 붉은 꽃이 활짝 피었었다.선비들이 좋아해서 많이 심었다는 배롱나무는 꽃이 여름내 간다.또 백일홍나무라고도 한다.나무표피를 간지르면 잎이 바르르 떨린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한단다.실제로 해보지는 않았다.지금 갑자기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병산서원 만대루에 앉아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책 한 권 펼쳐읽고 싶다.

 남해 고속도로에서 순천을 지나가다보면 순천 외곽쪽에 배롱나무 길이 있다. 올 봄에 그 길을 가다가 길게 심어져 있는 배롱나무들을 보았다.청주에 있는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처럼 도시의 명물이 될 듯하다.물론 그렇게 되려면 나무가  더 커야하니 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그래도 여름에 배롱나무 꽃이 붉게 피면 그 도로가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이제 곧....

부산진역 가까운 곳에도 천연기념물 배롱나무가 있다.동래정씨들이 800년전에 심은 나무라고 한다.부산진 역 앞으로만 다녀서 실제 찾아가보진 못했다.올 여름에 배롱나무 꽃이 만개하면 들러보고 싶다.

우리 아파트 앞 화단에도 배롱나무가 몇 그루있다. 배롱나무 꽃과 함께 여름이 올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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