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앞에 서진 못하였지만
맨 나중까지 남을 수는 있어요
남보다 뛰어난 논리를 갖추지도 못했고
몇마디 말로 대중을 휘어잡는 능력 또한 없지만
한번 먹은 마음만은 버리지 않아요
함께 가는 길 뒷자리에 소리없이 섞여 있지만
옳다고 선택한 길이면 끝가지 가려 해요
꽃 지던 그 봄에 이 길에 발디뎌
그 꽃 다시 살려내고 데려가던 바람이
어느새 앞머리 하얗게 표백해버렸는데
앞에 서서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이들이
참을성 없이 말을 갈아타고
옷 바꿔 입는 것 여러번 보았지요
따라갈 수 없는 가장 가파른 목소리
내는 사람들 이젠 믿지 않아요
아직도 맨 앞에 설 수 있는 사람 못된다는 걸
잘 알지만 이 세월 속에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한가지예요
맨 나중까지 남을 수 있다는
--------------------------------------------------------------------------
몇 년전에 어느 글에다 인용했던 시인데 요즘 다시 한 번 생각나서 올립니다.5.31 지방선거의 결과를 두고 . 실망한 사람들도 있고 또 여봐라는 듯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갑론을박 선거 결과에 따른 논쟁도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현실이 원래 그랬다는 사람부터 현실이 이럴 줄이야 라는 사람까지.....
치열한 논쟁에 등장하는 수많은 통계와 또 유명한 학자들의 이름에 주눅들기 십상입니다.가능한 모든 지식과 논리를 동원한 논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처음에는 다른 의견의 게재라는 선의의 의도가 점점 지나갈 수록 그 싸움에서 지지 않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어떤 분들은 논쟁에서 통계와 수치,이론의 부족에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맞받아 칠 수 없기에 또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할 수 없기에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바뀌기도 합니다.물론 이러한 과정도 논리적 오류를 수정해가고 풍부하게 만드는 도상에 있는 것이기에 토론이 주는 중요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겹겹이 진행되다 보면 가끔 잊곤 하는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칼을 마구 서로 휘두르는데 내가 칼을 휘두르고 있는 곳이 어디이며 또 내가 왜 칼을 휘드르고 있는 거지..라는 질문 말입니다.제게 중요한 것은 이론적 과정이나 수많은 통계수치가 아닙니다.논리는 주장을 만들고 얼마든지 갖다 붙일 수 있습니다.그 주장의 오류에 대해서 비판을 해도 또다른 반비판의 주장으로 한층더 강화 시켜나갈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논리적 토론이 주목적이 된 경우도 봅니다.가끔 어떤 분들은 00주의자,00론자 라고 상대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00붙이면 왠지 뭔가 잘못된 것 같아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그런데 그거야 말로 논쟁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전술적인 부분일 뿐입니다. 넌 채식주의자야..그래서 나빠.그래 너는 육식주의자구나 넌 그래서 나쁜거야...넌 편식주의자야 그건 정말 나쁘지...넌 잡식주의자니..결국 그런 이도 저도 아닌 주의자가 되는 구나 그건 더 나빠.....백날 해봐야 끝이 없습니다.글쓰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쓰기 편하게 하기 위해 규정짓는 말일 뿐입니다.
또한 어느 정치단체나 정치인이나 도덕적 완벽주의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입니다.민주 노총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곳 예를 들겠습니다.민주노총 아저씨들은 무지하게 가부장적 이며 권위주의적입니다.또한 사무실 금연해놓았는데도 담배 벅벅 피워댐니다.현장투쟁자들의 강한 마초적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인지..어쨋거나 노동운동가 아저씨들은 남성우월주의자가 많습니다.하지만 이것이 그들이 가진 정치적 지향의 비판 단초가 되어서는 안됩니다.그것은 내부적으로 비판하여 개선해 나가야 하는 상황인거지 그것이 그들 단체 전체가 지향하는 목표를 부정하는 식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곤란한 일입니다. 몇 몇 여성 단체에서는 그런 사실들을 비판하면서 "지네 집에서도 민주적으로 못하고 가부장적으로 하는 것들이 무슨 바른 노동자 정치를 하겠다고.."라는 혀짧은 소리를 합니다.맞는 말입니다만 그것이 이들 집단을 도매급으로 싸잡아 매도하는 논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주절 주절말도 많은데...작금의 상황을 보다 보니 ..엉클어진 말만 늘어집니다.중요한 것은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 아닌가 합니다.통계자료와 이론과 논쟁이 종사하는데를 생각해야 합니다. 정작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생각의 지향"입니다.즉 나의 생각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가 아닐까 합니다.좁은 의미에서 정치행위를 하는 것은 사실 선거때 정도 입니다.하지만 일상은 선거라는 그 짧은 시간보다 훨씬 광범위한 시간입니다 .
나보다 더 약한 사람,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웃음 한 번 더 줄 수 있는 마음...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현장 최전선에 나서든 최후방에 나서든 그건 중요한게 아닙니다. 앞에 나설 기회가 있으면 붉은 두건을 매시고 그게 아닐 때는 ....서울역 KTX 여승무원들이 목소리 높여 외칠 때 멀리 지나갔어도 다시 돌아가서 서명해주고 그녀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화이팅'이라고 외쳐주면 됩니다.그래도 결국 바뀐 것이 없다구요? 아닐겁니다. 역사는 그렇게 바뀌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