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집회 있어서 대표선수로 뽑혔습니다.산별 집회의 피케팅 비스무리한 것이죠.대표로 뽑힌 이유는 제가 내일 또 서울에서 일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올라가는 김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라는 거죠.켁...

스트로폼 바닥 위에 신문들이 많이 널려 있었습니다.평소에 안보던 동아일보에 눈길이 갔지요.이 시 때문입니다.

        그맘때에는   

                            -문태준

         하늘에 잠자리가 사라졌다
       빈손이다
       하루를 만지작만지작 하였다
       두 눈을 살며시 또 떠보았다
       빈손이로다
       완고한 비석 옆을 지나가보았다
       무른 나는 金剛이라는 말을 모른다
       그맘때가 올 것이다, 잠자리가 하늘에서 사라지듯
       그맘때에는 나도 이곳서 사르르 풀려날 것이니
       어디로 갔을까
       여름 우레를 따라갔을까
       여름 우레를 따라갔을까
       후두둑 후두둑 풀잎에 내려앉던 그들은

 

오랜만에 올라왔으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너무 뻔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몇 년 만에 옛 학교 앞을 찾았습니다.요즘 학교 앞은 썰렁하네요.오늘 날씨가 그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들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 건지.제가 다닐 때도 있었던 안경점이 리모델링을 했더군요.윈도우 넘어로 그 때 그 주인 아저씨가 계셨습니다.주름이 많이 깊어진게 그때는 아저씨였는데 이젠 할아버지 처럼 보이는군요.

예전에 있던 서점에 들어가서 책을 몇 권 사보려고 했습니다.요즘 인터넷으로만 사다 보니 서점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해서...그런데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책 몇 권 사면 내일 이걸 또 어떻게 들고 다닐 건가...결국 미안한 마음으로 돌아나오면서 인사는 크게 했습니다. "잘 봤습니다" 아저씨 역시 나의 헛걸음에 괘념치 않으며 큰 목소리로 "네...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좋은 서점 입니다.옛날이나 지금이나....옛날에는 잡지 같은 것은 팔지 않았는데..씨네 21은 있더군요.

지금 이 곳이 낯서네요.혼자 있어서 그런가.왜 그런거 있지요.전부 흑백이고 저만 컬러인거 같은 느낌.외국에 나가 혼자 걸어다니면 드는 느낌....아직도 있으려나 옛날 락음악 틀어주던 가게는..있다면 맥주 한잔 하고 들어가야겠어요.

문태준의 시 중에서

"그맘때가 올 것이다, 잠자리가 하늘에서 사라지듯
 그맘때에는 나도 이곳서 사르르 풀려날 것이니" 하는 구절이 가슴에 꼽혔습니다.....

절창이라고 하나요.제겐 오늘 이 구절이 절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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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1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4-21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4-23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헉 난 왜 이 페이퍼를 지금 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