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수상하다.인사이동과 부서변경... 짬밥 어린 넘들끼리 칼받이된 느낌이 든다.나도 그 무리중에 하나.다음 주 부터는 다른 성격의 일을 해야 한다.영 마음에 들진 않지만 ....길게 보면 다 하늘 아래 어줍잖은 일들이리라.... 앞으로 시간이 안날지도 모르고... 이제 음반 살 돈도 빈털털이.

하늘은 그래도 파랗고 음악은 여전히 영혼의 깊은 곳에 닿는다.


라모의 <영감의 교향곡>이다.라모는 바흐와 동시대에 프랑스에 살았던 궁정작곡가이다.그가 만든 곡 중에 영감의 교향곡이란 곡은 없다.지휘자인 마크 민코스키가 라모의 오페라,관현악곡,서곡등에서 교향악적 성격이 있는 곡들을 발췌해서 교향악적인 배치를 한 것이다.교향곡이 가진 전체의 통일성보다는 바로크적인 교향시처럼 들린다.민코스키의 실험은 상당히 성공적이라 보여진다.악단이 들려주는 라모의 곡들은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바로크적 우아미와 현대적 의미의 모던한 미를 동시에 느낄수 있게 해준다.SACD가 일반 CD플레이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지만 왠지 음향이 더 섬세하고 좋게들린다.그냥 느낌이겠지

 
시간을 좀 건너뛰어 막스 레거다.레거는 20세기까지 살았던 작곡가이다.하지만 현대음악의 시대에 살면서 고전적인 기법을 사용했다.흔히들 신고전주의라고도 말한다.레거는 과거 유명한 작곡가들의 곡을 변주해서 제 2의 창작활동을 한 것으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이 곡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에 영향을 받아 자곡한 3개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이다.원전악기 연주자인 피터 비스펠페이가 19세기 첼로를 이용하여 연주했다.연주는 바흐의 무반주곡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춤곡의 느낌은 많이 떨어진다.하지만 그다지 난해하지 않다.또한 3곡 사이에 짧은 로망스나 아리아들을 배치해서 음반듣는 즐거움을 더해준다.바흐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들어볼 가치가 있는 곡이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안 가스티넬이라는 첼리스트의 연주다.이 음반은 프랑스내에서 아주 좋은 판매를 기록했다.평론가들의 평가도 우호적이었다.안 가스티넬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과거 거장의 연주가 가진 깊은 울림은 없다.대신 정확하고 서정적인 흐름에 더 중심을 둔다.따라서 로스트로포비치류의 음반에 익숙해있으면 좀 심심할 수 도 있다.하지만 귀를 크게 열고 현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이 연주자에 대한 최근 평가가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이후에 슈베르트의 가곡들을 수록하고 있다.익히 알려진 곡들을 여유롭지만 빈틈없게 연주한다.조금 더 개성이 있었으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


멘델스존의 8중주.연주단체는 윌리엄 크리스티와 함께 연주하던 앙상블 익스플로네션이 맡았다.이 곡은 멘델스존이 16세에 만들었다고 한다.말끔한 연주다.유복한 젊은이의 예의 바름이 곡 전체에 묻어 있다.8중주의 최고봉은 슈베르트다.슈베르트의 8중주와 전체적인 밝음은 비슷하다.하지만 이 곡은 슈베르트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슈베르트 8중주가 밝음이 가진 그림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면 이곡은 그런 명암의 대비가 깊지 못하다.그리고 또한 절실하지도 않다.하지만 앨범 자켓처럼 어느 봄날 창가의 햇살을 바라보면서 듣는 다면 최고의 음악이 될 듯 하다.


 토요히코 사토.일본인 류트 연주자다.류트는 기타의 할아버지 뻘되는 악기이다.14현정도가 일반적이라고 한다.이 음반에는 류트로 연주하는 바하와 바이저의 곡이 들어있다.류트의 울림은 기타 보다 우아하고 고답적이다.늦은 밤 차 한잔을 들고 바흐의 샤콘느를 따라가는 류트 소리를 듣고 있으면..... 토요히토 사코는 오래전 부터 유럽 원전악기 대가들과 녹음하고 교류했다.일본의 클래식시장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한때 일본은 콩쿨에서 돈발라서 명성을 얻는다고 얼마나 비웃었던가.하지만 그런 노력말고도 서양음악의 내밀한 곳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노력도 함께 있었다. 편안하게 듣기도 좋고 또한 악기의 음색을 느끼기에도 좋은 훌륭한 음반이다.


바흐의 푸가의 예술. 서양 고전 음악사에서 가장 난해한 곡중에 하나로 이름나있다.이 곡은 바흐가 악기 지정을 하지 않았다.그래서 현악4중주,기악합주가 이 곡을 연주하는 주를 이루고 있다.물론 건반악기도 빠질 수 없다.악기지정의 자유로움과 푸가가 만들어 내는 화음의 조화에 여러 단체가 이 곡을 녹음했다.이 녹음은 리코더 4중주판이다.4대의 음역이 다른 리코더가 만드는 화음은 아주 매력적이다.눈 내린 겨울 산사에서 산 아래를 바라보며 이 음반을 듣고 싶다.조금은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매력적인 바흐 음반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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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3-1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회사 짤린 건 아닙니다.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거죠.7명쯤 동시에 이동입니다.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윗사람들이 짬밥순으로 보낸 인상이 강합니다.아니라고 해도 결과가 그러니 .... 다른 팀에 가서 다른 일을 해야하니 나원 내 영역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