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했다.몇 종의 연주가 있지만 오이스트라흐의 판을 골라들었다.내게는 오이스트라흐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2종이 있다.하나는 조지셀-클리블랜든 오케스트라의 연주,또 다른 하나는 오토 클렘페르-필하모니아 연주이다.내 눈에 더당긴 것은 뒤의 것이다.아무래도 1장씩 애써 구입하던 대학시절이 생각나서였을 것이다. 싼 가격에 선호했던 도시바 시리즈의 촌스러운 자켓안에 뚱뚱한 오이스트라흐가 열심히 연주하고 있다.

터널을 빠져나온 차안에서 오이스트라흐가 뿜어내는 바이올린소리를 들으며 낙엽이 떨어지는 궤적을 생각했다.중력을 따라가돼 중력을 느끼지않는 추락의 궤적말이다.오이스트라흐의 선율은 브람스의 자기장안에 있으면서도 브람스도 오이스트라흐도 아닌 제 3의 길을 만들어놓았다.고음 패시지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어느 시인을 생각했다.볕좋은 봄날 시인은 어린 딸의 소풍을 따라간다.어느 숲이었는지 놀이동산이었는지에 도착해서 시인은 딸의 눈에서 사라졌다.잠시 후 아이들이 와글와글 한지점을 두고 몰려들었다.딸은 뭔가 궁금해서 그곳을 기웃 거렸다.아버지였다.그는 배 위에 넙대대한 바위를 얹어놓고 누워있더라는 것이다.딸이 왜 그러냐고 묻자.시인은 '''''날아 가버릴 것 같아서'''' 라고 했다는..... 오이스트라흐의 상승음계를 들고 있으면 하늘로 날아가는 것도 별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신호대기로 차들이 많이 밀려있다.

운전을 하며 음반평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신호등이 빨간불이 들어온 사이에.... 대개의 음반평이란 것은 절대적 기준이 없다.기껏 한다는 것이 비교일뿐이다.비교는 결국 기준이 있다는 것인데 기준을 정하는 것이 평자의 맘이다.예를 들어 이렇다. 이번에 나온 퀸터반트의 연주는 독일적 중후함에 적당한 템포를 유지한다.뭐 이런 말이 있다하자.이 모든언사들이 사실은 전부 상대적이다.독일적 중후함은 아마 줄리니나 아바도보다 그렇다는 것일게다.또한 적당한 템포는 가디너나 카라얀에 비해 빠르다는 것일 수도 있다. 내 자동차의 속도계가 이제 60km를 넘고 있다.빠른가..아님 느린가....

나는 음악을 듣는데는 중도 우파적이다.정치적 용어를 사용해서 애써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오이스트라흐나 쉐링은 딱 그정도 위치다.나탄 밀스타인도 그정도 위치에 있다. 이착펄만,아이작 스턴,메뉴힌,길 샤함등은 달콤한 우파다.(길샤함은 내가 좋아하는 젊은 바이올린연주자이긴 하지만.) 하이페츠,레너드 코간,정경화은 연주자들은 강철좌파들이다.내가 그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가끔 씩 하이페츠의 차이코프스키를 들으면 코끝이 시끈거리고 등골이 쭈볐선다.하지만 이들은 가끔 먹는 별미이지 늘 즐기지는 않는다.그런면에서 나는 오이스트라흐나 쉐링의 단정한 연주를 주식으로하는 온건한 채식주의자이다.이건 피아니스트에게도 적용되고 기타리스트들에게도 적용된다.길레스의 빵빵함,아르헤리치의 쿵쾅거림,폴리니의 쟁쟁함...가끔 별미로 최고다.하지만 좀 더 부드러운 피아니스트들이 좋다.리파티,미켈란젤리,리히터(이 사람은 멀티다),페라이어...등등. 기타리스트는 락쪽에서 골라보는게 좋겠다.나는 3G라고 하는 조새트리아니니 하는 사람들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잉위맘스틴이니 반핼런이니 하는 사람도 잠시 솔깃햇을 뿐이다.나의 기타영웅은 제프벡이었고 아직도 그를 필두로한 에릭 클립튼이나 듀언 올맨이 최고라고 생각한다......앞차가 왜 이리 느리게 가는 건지 아무래도 초보인가...에잇 추월이다.

결국 우리가 음반으로 듣는 연주들은 이미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연주이다.다른 말로 하면 무림고수들이라는 것이다.왜 무림 고수들도 파가 있지 않던가.소림파,화산파,당랑파...등등. 대개 영화에서는 이 고수들이 마지막에 모여서 대결을 한다.하지만 현실의 아티스트들이 서로 복수관계에 묶여서 한자리에 모여 피튀기는 대결을 할 일은 없다.그러니 평자든 누구든 누구 연주가 낫다 어떻다 하는 것은 무지하게 개인적 가치일 뿐이다.또한 명반의 대열아래 모였다는 것은 그 문파를 따르는 대중들이 조금 많다는 것일뿐 절대무림고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그러니 이래 저래 같은 레퍼토리라도 음반을 사모을수 밖에 없다....이제 회사에 다와간다.

어머나 회사에 도착하니 이상한 소포가 하나있다.영어로 막써였다.열어보니....

이 CD다.....아...이거야 말로 내가 오래도록 찾던 말러교향곡 3번 CD.현재 전집이아니면 구하기 쉽지않다.일본가서도 이 CD를 찾았더니 전집에만 들어있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러나.잠시후

이 음반 지난번에 아마존에 구매신청했다가 카드가 뭐잘못되었다 그래서 자동취소되었는데.....엥 도대체 어떻게 날아온거지?

아마존에 들어가서 확인해봐도...분명히 취소된 음반으로 나온다.그렇다면 이 음반은 도대체 어떻게 누가 보낸 것인가? 주소에는DR LILAX(날려써서 확실치 않음)가 시카고에서 보낸 것으로 되어있다.아무래도 SELLER인듯한데....도대체 아마존에서 이 SELLER를 찾을 수가 없다.또한 아마존메일도 취소상품에 대한 문의 버튼은 찾을 수가 없다.아마존은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어디서 받는지? 자....이 궁금증에 대해 누군가 풀어주시리라? 도대체 이 반가운 CD가 어떻게 해서 날아온걸까? 혹시 이자가 그냥 나에게 주는 것은 아닐까? APEC 2부제때문에 고생이 많다는 의미에서...혹은 지네 대통령가니까 잘봐달라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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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11-16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_-거 '업계'에서도 감당 안되는 동네더이다. 사고잦은지점 개선 제일 많은 데가 경기도 - 일년에 300 ~ 400갬다. 그걸 세명인가 네 명이서... 불쌍한 양반들.- 고 다음이 아마 부산인가 그럴거에요. 물론 서울은 빼고-_- 제 업무는 아니지만 가끔 손 모자랄 때 투입되는데, 양산쪽에서 부산 넘어가는데도 아슬아슬한 데 많더군요. 운전 조심하세요. 아직 노가다판 공무원 세계에 교통 전공자들이 자리잡으려면 아직은 먼 시절이라. 조심하시는 수 밖에 없슴다. ^^;;;;;;

그나저나, 말러 3번, 지갑 주우셨네요. 지갑 흘릴 때 조심하세요. =)

blowup 2005-11-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실컷 웃고 드팀전 님의 즐찾 멤버임을 신고합니다. 저는 음반평이 와인평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해봤습니다. 기준과 비교, 분야별 최고 찾기... 암튼 그런 것들요. 내 언어가 아니라 남의 언어로 이야기하게 되는. 버벅버벅거리게 되지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음반 리뷰 넘 좋았어요. 요즘 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드팀전 2005-11-1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알죠..부산의 도로망은 하..이거 안다녀보면 모릅니다.운전들은 또 얼마나 험하게 하는지 ...저도 험하게 합니다.가끔씩..아닌가 매일인가....아마존에 대한 답은 없습니까?
나무님>방가방가...킹스 음반이 좋으셨다니..ㅎㅎ 요맘때 들으면 진짜 더 어울릴듯해요.그러고보니 그 음반리뷰는 아주 오래전에 썻던 기억이나는뎅...ㅋㅋ 저도 님덕분에 다시 들어야겟어요.